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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9-23 19: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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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마틴스가 디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을 떠난다. 사진=디젤


글렌 마틴스(Glenn Martens)가 약 6년간 이끌어온 디젤(Diesel)을 떠난다. 디젤은 마틴스가 오는 9월 22일 밀라노패션위크에서 공개하는 2027년 봄·여름(SS27) 컬렉션을 끝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브랜드는 차기 크리에이티브 리더십을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마틴스가 모기업 OTB그룹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2025년부터 맡아온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은 계속 수행한다. 구체적인 결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디자이너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20년 10월 디젤에 합류한 마틴스는 1990~2000년대 데님·캐주얼 브랜드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디젤을 다시 글로벌 패션 담론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제 디젤은 그의 강한 개인적 창의성에 의존했던 ‘리바이벌 단계’를 넘어, 재구축된 브랜드 자산을 독립적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두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마틴스의 가장 큰 성과는 디젤의 오래된 핵심 자산인 ‘데님’을 버리지 않고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해석했다는 점이다. 해체와 왜곡, 과장된 실루엣, 데보레(devoré) 등 실험적 가공기법을 적극 활용해 데님을 기본 상품에서 패션 콘텐츠로 바꿨다. 2022년 본격적인 런웨이 체제로 복귀한 이후 대규모 설치물과 공연, 대중 참여형 쇼를 연이어 선보이며 밀라노패션위크에서도 독자적인 존재감을 확보했다.

제품 차원의 성과도 뒤따랐다. 대표적으로 ‘오벌 D(Oval D)’ 로고와 1DR 백은 마틴스 시대 디젤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보그 비즈니스에 따르면 디젤 매출은 2023년 13% 증가했으며 당시 16~25세 소비자가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했다. 1DR 백과 여성복 확대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지목됐다. 이는 마틴스의 역할이 런웨이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액세서리와 여성복을 포함한 실제 상품 구조 변화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이후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2024년 디젤 매출은 환율 영향을 제외한 기준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했다. 더 주목할 대목은 수익성이다. OTB는 2025년 실적 발표에서 디젤이 최근 수년간 진행한 리포지셔닝 투자의 효과에 힘입어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개별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마틴스의 퇴장은 OTB그룹 차원에서 보면 일반적인 핵심 디자이너 이탈과는 구조가 다르다. 그는 디젤에서는 물러나지만 그룹 내에서 성장세가 가장 강한 메종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은 유지한다.

마틴스는 존 갈리아노가 떠난 뒤인 2025년 1월 메종 마르지엘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됐다. 같은 해 파리 오트쿠튀르 위크에서 첫 아티저널(Artisanal) 컬렉션을 공개했고, 이후 레디투웨어까지 지휘하기 시작했다. OTB에 따르면 메종 마르지엘라의 2025년 매출은 전년보다 8.4% 증가, 그룹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Tag#디젤#글렌마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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