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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9-16 15: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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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기기 업체들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 및 해외시장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관 간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및 기관들이 기술개발 이후 사업화 단계에서 필요한 자금 조달부터 유럽 의료기기 인증, 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임상 활용까지 시장에 안착하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형태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의료기기산업협회·우리은행, 의료기기 기업 금융지원 확대


의료기기 기업의 대표적인 사업화 장벽 가운데 하나인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우리은행과 손잡고 AI와 로봇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에 나섰다. 기술개발 이후에도 임상과 인허가, 양산, 시장 진입까지 상당한 시간과 자금이 필요한 의료기기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중소기업에 보증과 대출을 연계한다는 취지다.


기술보증기금은 서울 강남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우리은행과 ‘의료기기 산업의 사회적 가치 확산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최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의료기기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기술보증기금과 우리은행에 추천한다. 기술보증기금은 추천기업 가운데 여신 취급 및 보증 지원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의 특별출연금과 보증료 지원금을 활용한 협약보증을 공급한다.


협회가 추천한 기업은 기술보증기금과 우리은행이 운영하는 'AtoF 미래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생산적 금융지원 협약보증' 지원 대상에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보증비율 상향과 보증료 감면, 보증료 지원 등의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협력은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기 어려운 초기·성장 단계 의료기기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시장 진입 이전에는 안정적인 매출과 유형자산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금융 심사만으로는 필요한 사업화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료기기는 연구개발에 성공했다고 해서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산업이 아니다. 제품 개발 이후에도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의료기관의 실제 사용환경 속에서 제품을 검증하고 양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건강보험 급여가 필요한 제품은 추가적인 평가와 등재 과정도 필요하다.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인증을 취득하고 현지 임상 및 유통망도 확보해야 한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AI 기반 의료기기와 수술로봇은 사업화 과정이 더욱 복잡하다. 의료데이터 확보와 알고리즘 성능 검증, 규제기관 대응은 물론 의료기관이 실제 제품을 도입할 수 있도록 임상적 유효성과 경제성까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술개발에 성공한 이후 후속 투자나 운전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제품 고도화와 시장 진입 자체가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술보증기금과 의료기기산업협회, 우리은행이 마련한 이번 협력체계는 이러한 의료기기 산업의 특성을 금융지원 과정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기업의 담보력보다는 기술성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를 보증과 은행 대출로 연결함으로써 사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공백을 완화하는 구조다.


이재필 기술보증기금 이사는 "의료기기 산업은 국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핵심성장산업"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의료기기 기업들이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연구개발 및 사업화에 매진해 국내외 시장에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건양대, 유럽 인증기관과 직접 협력…"EU MDR 대응부터 사용성평가까지 연계"


해외 인증과 인허가 분야에서도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협력체계가 확대되고 있다. 건양대학교 바이오의료기기 해외진출지원센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유럽 의료기기 인증기관(Notified Body·NB) '스칼렛 NB B.V.(Scarlet NB B.V.)'와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유럽 의료기기 규정인 EU MDR과 글로벌 의료기기 인증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세미나, 전문인력 교육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AI 의료기기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분야의 유럽 인증과 시장 진출 지원에도 협력한다.


스칼렛은 EU MDR에 따라 지정된 의료기기 인증기관으로 NB No. 3022를 부여받았다. 의료기기 소프트웨어와 AI 기반 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심사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증 신청부터 기술문서 제출, 심사 과정 관리 등을 디지털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 입장에서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관문 가운데 하나가 MDR 인증이다. 유럽연합은 기존 의료기기 지침보다 안전성과 임상적 근거, 사후관리 등의 요구 수준을 높인 MDR을 적용하면서 의료기기 기업의 인증 부담을 크게 강화했다.


특히 혁신 기술을 적용한 AI·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제품 특성과 알고리즘 구조,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생명주기, 임상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입증해야 해 전문적인 규제 대응이 중요하다.


건양대는 그동안 유럽 인허가 지원 전문기관인 요너 인스티튜트, 커스텀 메디컬, MT 프로메트 등과 협력하며 국내 기업의 유럽 진출을 지원해왔다. 여기에 EU MDR 지정 인증기관까지 직접 협력체계에 포함시키면서 규제 컨설팅과 인증 심사 사이의 연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센터는 향후 의료기기 기업의 규제 전략 수립을 시작으로 국내외 사용성평가, 인허가 기술문서 준비, 글로벌 인증기관 연계 등 유럽시장 진출에 필요한 절차를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건양대가 보유한 사용성평가 역량도 기업 지원 과정에서 활용된다.


건양대는 아시아 최초 UXQB 국제 사용성 자격위원회 공인 교육기관으로, 유럽 현지에서 MDR 기준에 따른 실사용자 기반 사용성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의료기기 사용성평가는 실제 의료진이나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절차다. 최근 의료기기 인허가 과정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환경, 인적요인에 대한 평가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에도 필수적인 대응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건양대는 유럽 현지 의료진과 사용자를 모집하는 단계부터 평가 수행, 결과보고서 작성까지 연계해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해외 인증 과정에서 겪는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이병권 바이오의료기기 해외진출지원센터장은 "강화된 유럽 MDR 규제로 국내 혁신 의료기기 기업의 인증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스칼렛과의 협력을 통해 사용성평가와 인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국내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 해외 의료진 임상 경험과 국내 의료기기 수출 협력


제품의 해외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의료기기를 해외 의료진이 직접 접하고 임상적 활용 경험을 공유하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3회 아시아비뇨의학회(UAA Congress 2026)'에 참가해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제품과 실제 임상 활용 사례를 해외 의료진에게 소개했다.


아시아비뇨의학회는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비뇨의학 전문가들이 참가해 최신 치료기술과 수술 술기, 의료기기 활용 경험 등을 공유하는 국제 학술행사다.


올해 행사에서는 'AI와 새로운 기술(AI and New Technologies)'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진료 지원을 비롯해 의료영상 분석, 질환 예후와 치료반응 예측, 수술 의사결정 지원 등 AI와 첨단 의료기술의 다양한 임상 적용 사례가 소개됐다.


이번 참가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2026년도 글로벌 교육훈련 지원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서울대학교병원과 강동성심병원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했으며 레메디, 원텍, 다인메디컬, 로엔서지컬 등 국내 의료기기 기업 4곳이 함께했다.


진흥원은 국내 의료진의 학술 발표와 참여기업의 한국관 제품 전시, 기업과 해외 의료진 간 네트워킹 행사 등을 연계해 지원했다.


학술 세션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 조성용 교수와 강동성심병원 채한규 부교수 등이 국내 의료기기를 활용한 임상 사례를 발표했다. 학술 발표에서 소개된 의료기기는 행사장에 마련된 한국관에서 직접 전시하고 시연함으로써 학술적 설명과 실제 제품 경험을 연결했다.


한국관에는 다인메디컬의 일회용 연성요관내시경, 레메디의 포터블 엑스선촬영장치, 로엔서지컬의 자동화 시스템 로봇수술기, 원텍의 홀뮴야그레이저수술기 등 국내 기업의 비뇨의학 관련 의료기기가 전시됐다.


특히 해외 의료진이 국내 의료기기의 실제 임상 적용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삼성서울병원 한덕현 교수는 '첨단 로봇 수술 플랫폼을 이용한 역행성 신장내 수술(RIRS)'을 주제로 로엔서지컬의 국산 수술로봇 '자메닉스(Zamenix)'를 활용한 수술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의료기기는 단순히 제품 사양만으로 도입 여부가 결정되기 어렵다. 실제 의료진이 어떤 환경에서 제품을 사용하고 기존 수술 및 진료 과정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특히 수술기기나 내시경, 레이저 의료기기처럼 의료진의 숙련도와 사용 경험이 제품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는 해외 의료진에게 실제 임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시장 진입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진흥원은 제품 전시와 임상 발표에 그치지 않고 해외 의료진과 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네트워킹 자리도 마련했다.


행사에는 필리핀 아시아비뇨의학회장과 학술위원장 등 학회 주요 임원진을 비롯해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일본, 인도, 태국 등 11개국 비뇨의학 전문의 2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의료진의 제품 평가와 반응을 직접 확인하면서 향후 현지 병원 도입, 의료진 교육, 임상 연구 등으로 협력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로엔서지컬 관계자는 "현지 의료진이 라이브 서저리에 사용된 제품과 술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향후 현지 병원 도입이나 교육·임상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황성은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장은 "의료기기는 사용자의 숙련도와 경험이 제품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제 임상 현장의 의료진 경험이 중요하다"며 "의료진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 교육훈련 지원을 통해 한국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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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기술보증기금#의료기기#파트너십#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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