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료기기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과 실적 성장, 글로벌 인증 획득을 발판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커프리스 혈압계와 포터블 엑스레이, 엑스레이 디텍터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한 기업들이 국내시장 성과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카이랩스는 지난 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커프리스 혈압 모니터링 사업의 글로벌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혈압 측정기기 중심의 사업에서 다중 생체신호와 의료데이터를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스카이랩스는 자체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생체 데이터를 생산하는 의료기기 기업이다. 대표 제품인 ‘카트 비피 프로(CART BP pro)’는 반지 형태로 제작된 커프리스 혈압계다. 기존 혈압계처럼 커프를 팔에 감을 필요 없이 일상생활이나 수면 중에도 24시간 혈압 변화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혈압은 측정 당시의 자세와 심리 상태, 시간대, 수면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병원에서 한두 차례 측정한 혈압만으로는 환자의 실제 혈압 변화와 야간 혈압, 새벽 시간대 상승 여부 등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카트 비피 프로는 장시간 연속 측정을 통해 기존 간헐적 혈압 측정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내 의료현장에서도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카트 비피 프로는 2026년 6월 기준 국내 빅5 병원을 포함해 전국 병·의원 약 2000곳에 도입됐다. 제품 출시 이후 1년 동안 국내 24시간 활동혈압검사(E6547) 처방 건수는 출시 전보다 52.7% 늘었으며, 이 가운데 카트 비피 프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52.4%로 집계됐다.
스카이랩스는 국내 도입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의료기기 규정인 CE MDR 허가와 영국 의약품·의료제품규제청(MHRA) 등록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유럽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 전문기업 IEM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의 병·의원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해외 매출도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스카이랩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52%를 기록했다.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절반 이상의 매출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므론헬스케어와 오츠카제약 등 글로벌 기업과 구축한 협력 관계도 해외시장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유럽과 일본에서 제품 공급 및 사업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추진해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인 미국 진출에도 나선다.
사업 영역도 혈압 측정기기에서 의료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스카이랩스는 자체 의료데이터 플랫폼 ‘카트 넷(CART NET)’에 축적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제약사의 임상시험과 의료 AI 개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지형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생체신호 데이터는 단순한 혈압 측정 결과를 넘어 환자의 시간대별 변화와 치료 반응, 생활 습관에 따른 차이를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스카이랩스는 향후 혈압뿐 아니라 여러 생체신호를 측정·분석할 수 있도록 제품군과 플랫폼 기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축적되는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의료데이터 생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터블 엑스레이 전문기업 레메디는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 발표한 실적에서 역대 최대 반기 성과를 거뒀다. 춘천에 기반을 둔 레메디는 초경량·저선량 포터블 엑스레이를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해외 공공조달과 글로벌 유통망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레메디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5억6600만원, 영업이익은 61억7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매출만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인 146억2800만원을 6.4% 넘어섰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연간 실적인 27억5000만원의 2.24배에 달했다.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18.8%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39.6%로 20.8%포인트 상승했다. 의료기기 기업이 연구개발과 인허가, 생산시설 등에 상당한 고정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확대가 본격적인 이익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레메디의 실적 성장은 해외 공공조달 물량 확대가 이끌었다. 특히 인도 중앙의약품조달청(CMSS)이 추진하는 국가결핵퇴치사업 관련 공급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결핵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도 신속하게 흉부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 이동성과 접근성을 갖춘 포터블 엑스레이가 공공보건 사업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레메디는 현재 45개국 이상에 해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망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 증가뿐 아니라 제품 구성 개선에 따른 수익성 상승 효과도 나타났다. 생산과 연구개발 등에 투입되는 고정비 부담이 매출 증가에 따라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도 영업이익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레메디는 확보한 자금과 대외 신뢰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공조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해외 수주 물량 확대와 함께 국내시장에서도 300여개 주요 의료기관의 제품 채택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봉호 레메디 대표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공공조달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레이언스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진출의 핵심 관문인 유럽 CE MDR 인증을 대규모 제품군에 걸쳐 확보하며 해외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의료용 엑스레이 디텍터와 덴탈 이미징 솔루션을 포함한 총 35개 모델이 인증 대상에 포함됐다.
CE MDR은 기존 유럽 의료기기 지침인 CE MDD를 대체한 강화된 규정이다. 제품의 기술적 성능뿐 아니라 임상평가와 품질관리, 위험관리, 시판 후 감시 등 의료기기의 전 주기에 걸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유럽에서 의료기기를 안정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MDR이 요구하는 품질 및 안전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레이언스가 이번에 인증받은 제품에는 의료용 무선 정지영상 주력 제품인 '1417WCE'를 비롯해 유·무선 정지영상 디텍터 10종, 동영상 디텍터 3종, 맘모그래피 디텍터 2종, 구강 내 엑스레이 센서(IOS) 20종이 포함됐다. 의료용 엑스레이부터 치과 및 유방촬영 분야까지 주요 제품군 전반을 아우르는 규모다.
특히 구강 내 엑스레이 센서 분야에서 레이언스는 누적 생산량 20만대를 돌파했다. 관련 제품을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공급하며 글로벌 생산 1위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인증을 통해 유럽시장에서도 기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강화된 MDR 기준을 충족하려면 임상 유효성 자료를 제출하고 품질경영시스템 전반에 대한 심층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제품 출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지속해서 추적하고 대응하는 시판 후 감시 체계도 갖춰야 한다. 레이언스는 이번 인증을 통해 제품의 성능은 물론 품질경영과 규제 대응 능력까지 유럽 공인 인증기관으로부터 검증받았다.
레이언스의 주요 사업 모델은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에 디텍터와 이미징 솔루션을 공급하는 OEM 파트너십이다. 완성형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방식과 달리 글로벌 제조사의 제품에 핵심 부품과 영상 솔루션을 공급하기 때문에 인증 범위와 품질관리 체계, 장기적인 공급 안정성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한다.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공급 파트너가 MDR을 비롯한 주요국 규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완제품의 판매와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광범위한 제품군에 대한 인증과 품질경영 역량은 새로운 계약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핵심 조건으로 작용한다.
레이언스는 의료용 엑스레이 디텍터부터 덴탈 이미징 솔루션까지 주요 제품군 전반에 걸쳐 CE MDR 인증을 확보함으로써 유럽시장 공급의 불확실성을 낮췄다. 동시에 글로벌 OEM 고객사와의 계약 과정에서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도 확보했다.
서영권 레이언스 대표는 "이번 인증은 단순한 인허가 획득을 넘어 유럽시장 공급 확대와 글로벌 OEM 고객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장기 파트너로서 제품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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