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이 공동성명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일 경제인들이 양국 지역의 강점과 산업 역량을 연결해 미래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오랜 지역 간 교류를 실질적인 경제협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日韓で地域から切り拓く未来)’를 주제로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한국 16명의 기업인과 일본상의 회장단 및 기업인 12명 등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일 협력을 단순한 교역 확대가 아닌 양국이 더 큰 시장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만드는 ‘한일경제연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확산, AI·첨단기술 경쟁,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등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고, AI·첨단산업·공급망·에너지·스타트업 등에서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와 핵심광물·에너지안보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AI·반도체·클린에너지 등 미래산업에서 산업계가 솔선해 협력하고, 양국 상의 간 지역·인적 교류를 경제협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특별대담에서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흐름과 경제협력: 미래산업 공동창출과 민간의 역할’을 주제로 미래산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김진동 세종상의 회장,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단장, 아카바네 유코 TDC 사장, 다카다 마사키 도호쿠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한일 경제협력이 선언이나 단순 교류에 그치지 않고 양국의 산업·기술 역량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공급망 안정성 제고, 첨단산업 공동 연구개발(R&D), 기술·표준 협력, 그린수소 등 미래에너지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대기업과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역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기관까지 협력의 주체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역상의 간 교류를 실질적인 경제협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일본 고후상공회의소와 35년간 교류해 온 청주상의가, 일본에서는 부산상의와 단계적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인 후쿠오카상의가 우수사례를 소개했다.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은 지역교류의 강점으로 오랜 관계와 지역에 뿌리내린 네트워크를 꼽으며, 기업의 시장 진출과 판로 개척, 기술협력으로 교류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역 주력산업 중심의 교류와 정책·지식 교류, 청년 및 2세 경영인 네트워크, 기업 간 B2B 매칭 등을 제안했다.
제15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6번째가 최태원 회장, 7번째가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
양국 상의는 이날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핵심광물 공급망과 에너지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원유·석유제품·LNG의 상호 융통 등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에 경제계가 적극 기여하고, AI·반도체·클린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2027년 요코하마 국제원예박람회를 계기로 환경·그린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아울러 모바일 주민증을 활용한 김포-하네다 간 출입국 간소화, 스타트업 교류·투자 활성화 등 국민과 기업이 협력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양국 상의는 향후 기업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실천 가능한 협력과제를 발굴해 양국 정부와 국회에 공동 건의할 계획이다.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는 1985년 처음 시작돼 40여 년간 양국 경제계와 지역상의 간 교류를 뒷받침해 온 대표적인 민간 협력 채널이다. 제16회 회장단 회의는 내년 인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