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에서 신개념 의료 AI를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신개념 의료용 인공지능(AI) 기술이 잇따라 개발돼 의료기기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1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사레 위험군 진단, 유전성 망막질환 원인 유전자 발견, 손발톱 흑색종 조기 진단 AI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류주석 교수팀은 최근 음식물을 삼킨 직후에 '아~'하고 단 2초간의 짧은 목소리만으로도 흡인(사레)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해해 내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하고 그 성능을 검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
연구팀은 삼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목소리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상적인 삼킴에서는 후두가 기도를 막아 음식물이 안전하게 식도로 넘어가지만 삼킴장애 환자는 이 기능이 약해져 음식물이 성대 위에 남기 쉽고 남은 음식물이 성대 진동을 방해해 목소리 질이 변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활용해 2024년 삼킴 직후 목소리만으로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는데 당시에는 음성 데이터를 원본 길이 그대로 사용해 삼킴장애 환자와 일반인 간 발성 길이 차이가 AI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있었다.
삼킴장애 환자는 목소리를 길게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모든 음성 데이터를 2초 단위로 자동 분할해 표준화하는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나아가 자동 분할 과정에서 의미 있는 구간이 잘리거나 잡음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연구진이 직접 데이터를 확인하며 다듬는 과정을 추가했다.
이렇게 엄격하게 보정된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킨 다음 흡인 위험군을 선별하는 성능을 검증하고자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2021년 10월~2023년 2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삼킴장애 증상으로 비디오투시연하검사를 받은 환자와 삼킴장애 증상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삼킴 직후 목소리가 녹음된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중 녹음 품질 등 기준을 충족한 40세 이상 성인 198명(흡인 위험군 70명, 정상군 128명)을 최종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 결과 남녀 데이터를 통합해 학습시킨 모델이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하는 능력(AUC, 1에 가까울수록 우수) 0.8090, 흡인 위험군을 찾아내는 민감도 81.78%, 정상군을 찾아내는 특이도 80.02%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반면 남성과 여성 데이터를 따로 학습시킨 모델의 AUC는 각각 0.7230, 0.7376으로 통합 모델보다 낮았다.
또 음성 데이터를 2초로 표준화하는 접근의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삼킴장애 증상으로 비디오투시연하검사를 받은 환자의 평균 발성 지속시간은 2.22~2.48초로 일반인(6.19초)에 비해 유의하게 짧았다.
이는 2초 표준화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삼킴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발성 능력을 반영한 과학적 기준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삼킴장애 환자가 실제로 낼 수 있는 발성 조건에 맞춰 데이터를 엄격하게 보정함으로써 단 2초간의 짧은 목소리만으로도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안정적으로 구분해내는 AI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변석호 교수팀은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준원 교수와 함께 안저사진과 빛간섭단층촬영(OCT) 영상만으로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예측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유용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안과 진료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안저사진과 OCT 영상만으로 원인 유전자를 예측하는 AI 기반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 'Retina4IRD'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한국·중국·폴란드 3개국 9개 의료기관에서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 1843명(3376안)의 안저사진과 OCT 영상, 나이·성별·가족력·발병 연령·유병기간 등 임상정보를 학습시켜 해당 모델을 구축했다.
Retina4IRD는 치료법이 있거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유전자를 포함해 총 17개 유전자 범주에 대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후보 유전자를 제시한다.
연구팀은 AI의 정확도를 분석하기 위해 내부검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제 원인 유전자가 상위 5개 후보 안에 포함되는 'TOP-5' 정확도는 90.4%를 기록했다.
AI의 실제 임상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환자 295명을 AI 보조 진단군(148명)과 전문의 단독 진단군(147명)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이후 시행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 결과를 기준으로 진단 정확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1차 평가변수인 TOP-5 유전자 예측 정확도는 AI 보조군이 88.5%로 전문의 단독군 67.3% 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 하나를 맞히는 'TOP-1' 정확도 역시 AI 보조군은 37.8%로 전문의 단독군 22.4% 보다 높게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안과 진료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촬영하는 안저사진과 OCT 영상만으로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예측하는 AI 시스템의 실제 임상적 유용성을 전향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으로 입증한 세계 최초 사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Retina4IRD는 의사를 대신해 진단을 내리는 것이 아닌, 유전자 검사를 하기 전 가능성이 높은 원인 유전자를 먼저 좁혀주는 사전 선별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오병호 교수는 최근 원주의과대학 정밀의학과 추유성 박사와 함께 딥러닝 기반 AI를 이용해 손발톱 흑색종과 양성 흑색조갑증을 구별하는 진단 보조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진단 정확도가 95% 이상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우선 손발톱 흑색종과 양성 흑색조갑증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딥러닝 기반의 진단 보조 AI 모델을 개발했다.
손발톱 흑색종 환자 122명과 양성 흑색조갑증 환자 172명 등 총 294명의 임상자료를 수집했으며 진단 혼선을 줄이기 위해 소아 흑색조갑증은 AI 학습에서 제외했다. 또 동일 환자의 사진이 학습과 평가에 동시에 사용되지 않도록 환자 단위로 데이터를 분리해 AI 모델의 신뢰성을 높였다.
해당 AI 모델은 손발톱 흑색종과 양성 흑색조갑증을 구별하는 과정에서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AUROC 0.954)를 보였으며, 다른 의료기관의 환자 데이터를 이용한 외부 검증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AI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했다.
피부과 전문의와 전공의를 대상으로 동일한 증례를 AI 도움 없이 진단한 뒤, AI 결과를 참고해 다시 진단하도록 비교한 결과, 전체 진단 정확도는 70%에서 80.8%로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특히 피부과 전공의에서 정확도 향상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의료진 간 진단 일치도 역시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향후 손발톱 흑색종 조기 진단을 통해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불필요한 조직검사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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