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메타
에실로룩소티카의 AI 스마트글래스 사업이 2분기에도 전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세계 최대 안경기업의 디자인·렌즈·유통망과 메타의 AI 기술을 결합한 전략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구글은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 손잡고 올가을 경쟁에 합류한다. 애플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글래스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I 글래스 매출 ‘거의 두 배’…그룹 성장률 웃돌아
에실로룩소티카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76억 9000만 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고정환율 기준 8.7% 증가했다. 1분기 증가율 10.8%보다는 성장 속도가 낮아졌으며, 시장 예상치인 약 78억 유로에도 소폭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메타와 공동 개발한 AI 스마트글래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로 늘어 기존 안경·아이케어 사업의 한 자릿수 중간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에실로룩소티카의 상반기 조정 영업이익은 27억 50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5% 증가해 시장 예상치 24억 6000만유로를 웃돌았다.
에실로룩소티카와 메타는 기존 레이밴 메타와 스포츠용 오클리 메타에 이어 6월 자체 브랜드 형태의 ‘메타 글래스(Meta Glasses)’를 추가했다. 299달러부터 시작하는 이번 제품군은 AI 글래스를 고가 전자기기보다 일반 안경에 가까운 가격대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해당 제품은 에실로룩소티카 자체 시설 밖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판매 저변 확대에는 유리하지만, 에실로룩소티카가 생산 공정과 부품 조달에서 확보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기존 레이밴·오클리 제품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회사 주가가 2025년 11월 고점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배경에도 스마트글라스의 장기 수익성과 생산구조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에실로룩소티카가 가진 우위는 분명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디스플레이가 없는 스마트글래스의 2026년 1분기 세계 출하량은 약 225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167% 증가했다. 메타의 점유율은 69.2%로, 2위 레이네오 3.4%, 샤오미 3.1%, 비처 2.5%, 엑스리얼 2.0%와 큰 격차를 보였다. 조사 범위와 기간이 다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서도 메타는 2025년 하반기 스마트글래스 시장의 82%를 차지했다.
에실로룩소티카와 메타가 자체 브랜드 메타 글래스를 출시했다. 사진=메타
삼성·구글, 젠틀몬스터와 ‘패션형 AI 글래스’ 출격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는 삼성전자와 구글이다. 양사는 7월 22일 갤럭시 언팩에서 안드로이드 XR 기반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공개하고 2026년 가을 출시 계획을 재확인했다. 제품은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가 프레임 디자인에 참여했으며, 가벼운 프레임과 얇은 다리 구조를 적용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9시간 사용할 수 있고 충전 케이스는 최대 7회의 추가 완충을 지원한다. 카메라와 퀄컴 스냅드래곤 AR1 Gen1 플랫폼,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해 메시지 요약, 실시간 통역, 길 찾기, 사진 촬영과 시각 정보 분석 등을 제공한다.
구글은 제품을 디스플레이가 없는 ‘오디오 글래스’와 정보를 시야에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글래스’로 구분하고, 우선 오디오 글래스를 출시한다. 첫 제품은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iOS 기기와도 호환될 예정이다. 이는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만 한정하지 않고 아이폰 이용자까지 초기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미다.
특히 젠틀몬스터의 참여는 국내 패션업계에도 의미가 크다. 스마트글래스 경쟁에서 패션기업의 역할이 완성된 전자기기에 이름을 빌려주는 라이선스 수준을 넘어 제품 형태, 착용감과 브랜드 이미지를 공동 설계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구글이 자체 안경 브랜드를 만드는 대신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를 전면에 배치한 것은 소비자가 스마트글래스를 전자기기보다 일상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받아들여야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잠재력이 큰 경쟁자인 애플은 내년 시장진입을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는 27일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차별화한 첫 스마트글래스를 2027년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하고 같은 해 말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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