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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7-08 0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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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쓰는 가운데, 산업의 경쟁력이 판매량에서 생존율로 이동하고 있다. 관세청 생존기업 통계에서 화장품은 업체 수 기준 4위 품목으로, 신규·소규모 브랜드의 수출 저변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미국·일본·EU로 시장이 다변화될수록 규제 대응, 현지 유통망, 반복 주문 확보가 K-뷰티 스케일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뷰티 수출 생존기업은 1749개사로 소규모 수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관세청이 발표한 2025년 수출시장 생존기업 통계에 따르면, 전년도 수출시장에 새로 진입한 뒤 1년간 수출활동을 지속한 기업은 1만2,602개사로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화장품은 업체 수 기준 기계·컴퓨터, 전기제품, 플라스틱에 이어 네 번째 품목으로 집계됐다.

2025년 국내 화장품 수출은 114억 달러, 무역수지 흑자는 101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미국은 22억 달러로 한국 화장품 최대 수출국이 됐고, 중국 20억 달러, 일본 11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2026년 상반기에도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0억 달러로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 14억 5000만 달러, 중국 10억 1000만 달러, 일본 5억 800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관세청 생존기업 통계는 대형 수출 총액 뒤에 놓인 중소·신규 수출기업의 현실을 보여준다. 2025년 수출시장 생존기업 중 화장품 수출업체는 1749개사, 수출액은 4억 3200만 달러였다. 업체당 평균 수출액은 4억 3200만 달러를 1749개사로 나눈 약 24만 7000달러다. 이는 생존기업 전체 평균 수출액 81만 달러보다 낮다. 즉 화장품은 수출 참여 기업 수가 많은 반면, 기업당 수출 규모는 아직 작고 분산돼 있다.

생존기업 규모 분포가 화장품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관세청 자료에서 전체 수출 생존기업의 67%는 수출액 10만 달러 미만 기업이다. 이 구간에서 화장품은 기계·컴퓨터, 전기제품에 이어 수출액 상위 품목에 포함됐다. 10만~100만 달러, 100만~1000만 달러 구간에서도 화장품은 상위 품목으로 등장했다. 이는 화장품이 소규모 수출 진입이 비교적 활발한 품목이지만, 동시에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력, 규제 문서, 현지 유통망, 반복 주문 확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국가별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 2026년 상반기 기준 미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한 14억 5000만 달러였고, 중국은 6.6% 감소한 10억 1000만 달러였다. 일본은 5.9% 증가한 5억8,000만 달러였다. 관세청 생존기업 통계에서도 미국과 일본은 업체 수 기준으로 기계·컴퓨터 다음에 화장품 수출기업이 많은 국가로 나타났다. 이는 신규·소규모 K-뷰티 수출기업의 시장 진입 축이 중국 중심에서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강원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관세청 자료에서 강원은 생존기업 업체 수 기준으로 화장품이 1위 품목이며, 수출액 기준으로도 화장품이 1위로 나타났다. 제주는 업체 수 기준 기타조제품 다음으로 화장품이 두 번째 품목이었다. 이는 K-뷰티 수출 기반이 서울·경기 중심의 브랜드와 제조 인프라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 소재·천연물·관광·웰니스 자원과 결합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진입보다 생존이다. 미국은 화장품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FDA는 MoCRA를 통해 화장품 시설 등록, 제품 리스팅, 중대한 이상사례 보고, 안전성 입증 자료 보관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시설 등록은 2년마다 갱신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EU 역시 화장품 제품 통보 포털인 CPNP를 통해 제품 정보 제출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EU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는 책임자와 유통자는 관련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국내 제도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식약처는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7월 1일 ‘화장품안전성평가지원’ 누리집을 개설했다. 이 누리집은 국내외 안전성 규제 정보, 컨설팅 신청, 설명회 자료, 자주 묻는 질문 등을 제공하는 창구로 운영된다.

따라서 K-뷰티 수출기업의 경쟁력은 이제 제품 기획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수출 초기에 필요한 것은 바이어 발굴과 온라인 판매 채널이지만, 2년 차 이후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성분·효능 표현 관리, 라벨링, 안전성 평가 자료, 현지 책임자 체계, 이상사례 대응, 물류와 재고 관리다. 특히 소규모 브랜드는 ODM·OEM 제조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지만, 해외 규제 문서와 사후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반복 주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Tag#K-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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