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을 경고했다. 유가·운임·소비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합성섬유 의존도 높은 섬유패션업계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다.
OECD 성장 둔화 경고 속 섬유패션업계가 원료비 상승과 소비 위축 이중고에 직면했다. 사진=게티이미지
OECD의 최신 경제전망에 따르면 분쟁이 제한적으로 수습되는 경우에도 세계 성장률은 2025년 3.4%에서 2026년 2.8%로 낮아진 뒤 2027년 3.1%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에너지 생산과 수출 차질이 2027년까지 이어지는 장기화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성장률이 2026년 2.1%, 2027년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기준 전망보다 각각 0.7%포인트, 1.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물가 압력도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 OECD는 제한적 충격 시나리오에서도 G20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5년 3.4%에서 2026년 4.0%로 높아진 뒤 2027년 3.1%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장기화 시나리오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이보다 더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운송비와 제조비를 밀어 올리고, 비료·식품 가격을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까지 압박하는 구조다.
섬유패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원료비 상승이다.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등 합성섬유는 석유화학 원료에 크게 의존한다. 유가와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오르면 원사·원단 가격에 부담이 전가된다. 특히 기능성 의류, 스포츠웨어, 아웃도어, 대량 생산 의류는 합성섬유 비중이 높아 원가 민감도가 크다.
생산비와 물류비 상승도 문제다. 섬유산업은 방적, 제직·편직, 염색, 가공, 봉제 전 과정에서 전력과 열에너지를 사용한다. 특히 염색·가공 공정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전력·가스·스팀 비용 상승에 직접 노출된다. 여기에 중동 정세 악화로 해상 운송 경로가 흔들리면 운임 상승과 납기 지연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패션업계는 원단, 부자재, 완제품을 여러 국가에서 조달하는 구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물류비 상승은 브랜드와 제조사의 마진을 직접 낮추는 요인이다.
소비 위축 역시 현실화되고 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오르면 가계는 의류·신발·잡화 같은 선택소비를 줄이기 쉽다. OECD는 실질임금 하락과 금융 여건 긴축 가능성을 함께 지적했다. 이는 중가 패션 브랜드와 대중 패션 브랜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는 정가 구매를 줄이고 할인, 아울렛, 중고, 초저가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줄고, 가격을 유지하면 마진이 축소되는 압박을 받게 된다.
이번 경고의 핵심은 중동 리스크가 단순한 원유 가격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섬유패션업계에는 원료비, 가공비, 물류비, 소비심리가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충격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기업의 대응도 가격 인상에만 머물러서는 어렵다. 원부자재 조달처 다변화, 핵심 소재의 선제 확보, 에너지 비용이 낮은 생산기지 검토, 운송 경로 분산, 재고 축소, AI 기반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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