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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6-08 14:09:20
  • 수정 2026-06-08 14: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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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대학 캠퍼스와 연계해 운영하는 '서울마이칼리지' 수업에 참여했다. ⓒ강사랑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대학과 연계해 운영하는 '서울마이칼리지' 수업에 참여했다. ⓒ강사랑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배움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래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갈망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일상에서 짬을 내어 배울 수 있는 것을 찾던 중 '서울마이칼리지'를 알게 됐다.

'서울마이칼리지(Seoul My College)'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2024년에 새롭게 선보인 중장년 특화 교육 사업이다. 서울 소재 대학 캠퍼스를 배움의 공간으로 개방해 시민들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과정은 중장년의 진로 전환을 돕는 '특성화형', 마이크로디그리 등 학습 인증을 지원하는 '인증형', 대학의 전공 및 교양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개방형' 교육과정으로 나뉘는데, 수강료는 물론 재료비까지 무료인 경우가 많고, 과정을 마치면 서울시장과 대학 총장 명의의 수료증이 주어진다.

나는 두 개의 과정을 선택해 수강생으로 참여해 봤다. 동국대학교의 'AI 인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행복라이프 코칭 과정'과 서울여자대학교의 '기초도자공예기능 자격과정'이 그것이다.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으니, 마치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 마음이 설렌다. ⓒ강사랑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으니, 마치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 마음이 설렌다. ⓒ강사랑


① 동국대학교의 'AI 인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행복라이프 코칭 과정'

저녁 6시 반, 동국대 강의실. 퇴근 후 달려온 40~60대 수강생 수십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강사가 첫 마디를 꺼냈다. "AI에 무언가를 입력하려면, 먼저 나라는 사람을 알아야 합니다." '행복라이프 코칭 과정'의 이날 주제는 'AI로 설계하는 나의 행복 라이프'였다.

수업은 행복심리학 이론으로 문을 열었다. 연구자 소냐 류보머스키의 '행복 파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의식적인 활동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행복의 비율은 40%다. 타고난 기질이나 환경에 기대지 않고, 내가 선택하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의 상당 부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AI로 설계하는 나의 행복 라이프'를 주제로 'AI 인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 수업을 들었다. ⓒ강사랑

'AI로 설계하는 나의 행복 라이프'를 주제로 'AI 인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 수업을 들었다. ⓒ강사랑


이어진 활동은 '행복 모먼트 나누기'였다. 지난 한 주 동안 작지만 기분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 짝꿍과 이야기하는 것인데, 마틴 셀리그만의 실험에서 변형한 방식이다. 한 수강생은, 딸이 엄마 몰래 아빠인 자신에게만 보내온 수신호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나는 최근에 공원 화단에 꽃을 심은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러한 소박한 대화들이 오고 가며 강의실 안에 온기가 돌았다. 활동의 목적은 단순한 나눔이 아니었다. 내가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지, 그 맥락과 감정을 언어로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것이 이후 AI 실습의 '입력값'이 되기 때문이다.


  • '행복 모먼트 나누기' 활동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강사랑

    '행복 모먼트 나누기' 활동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강사랑


  • 지난 한 주 동안 작지만 기분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 이야기를 나눠 봤다. ⓒ강사랑

    지난 한 주 동안 작지만 기분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 이야기를 나눠 봤다. ⓒ강사랑


본격적인 자기 탐색은 VIA 강점 검사로 이어졌다. 마틴 셀리그만이 개발한 이 무료 검사는 지혜·용기·사랑·정의·절제·초월 등 6개 덕목 아래 24가지 성격 강점을 순위로 보여준다. 낮은 순위의 강점도 약점이 아니라 아직 덜 쓰고 있는 강점이다. 약 30분 후 결과가 나오자 수강생들은 저마다 자신의 순위를 들여다보며 "맞다"거나 "의외다"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나의 경우 학구열이나 자기조절, 신중함 등이 대표적인 강점으로 나왔고, 열정과 도전 정신은 하위 강점으로 나왔다. 조금은 예상 밖의 결과였지만 미처 몰랐던 나의 강점에 대해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 동국대 'AI 인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행복라이프 코칭' 수업 현장 ⓒ강사랑

    동국대 'AI 인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행복라이프 코칭' 수업 현장 ⓒ강사랑


  • 마틴 셀리그만이 개발한  VIA 강점 검사를 해봤다. ⓒ강사랑

    마틴 셀리그만이 개발한 VIA 강점 검사를 해봤다. ⓒ강사랑


수업의 마지막은 AI 실습이었다. 오늘 활동에서 발견한 행복 키워드, VIA 검사 결과, 현재 상황과 삶의 고민을 한 장의 프롬프트 시트에 정리해 챗GPT 혹은 제미나이에 입력하면, AI가 맞춤형 행복 로드맵과 액션플랜을 생성해준다. 수강생들은 AI가 내놓은 결과를 보며 각자의 강점과 현실적 상황이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검토했다.

AI가 도출해낸 나의 행복 로드맵은 놀랍도록 구체적이었다. 내가 입력한 강점과 감정 키워드, 현재의 고민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AI가 나를 분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정리한 데이터를 토대로 AI가 구조화한 것이었다.

이날 수업이 진짜 가르쳐준 것은 AI 사용법이 아니라, AI에 입력할 '나'를 먼저 이해하는 일이었다. 나를 먼저 알고, 내 강점과 가치를 정리한 뒤, 그것을 AI에 입력해 구체적인 삶의 방향을 찾는 일 말이다. 수업을 통해 마주한 나는 낯설면서도 어딘가 익숙했다. 약점이라 여겼던 것들조차 결국 나를 이루는 일부였기에, 스스로를 격려하며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  오늘 활동에서 발견한 행복 키워드, VIA 검사 결과, 현재 상황과 삶의 고민을 AI에게 제공해 봤다. ⓒ강사랑

    오늘 활동에서 발견한 행복 키워드, VIA 검사 결과, 현재 상황과 삶의 고민을 AI에게 제공해 봤다. ⓒ강사랑


  • AI가 도출해낸 나의 행복 로드맵은 놀랍도록 구체적이었다. ⓒ강사랑

    AI가 도출해낸 나의 행복 로드맵은 놀랍도록 구체적이었다. ⓒ강사랑


서울마이칼리지의 일환으로 개설된 'AI 인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행복라이프 코칭 과정'은 생성형 AI 기술과 인문학적 소양, 코칭 기법을 결합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 5월 시작된 '행복라이프 코칭'을 시작으로, 7월에는 'AI 활용', 9월에는 '한류 콘텐츠 브랜딩' 과정이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각 단계를 이수할 때마다 대학 명의의 이수증이 발급되며, 전체 과정을 모두 수료하면 '서울 AI·인문 크리에이터' 통합 마이크로디그리를 취득하게 된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나와 같은 중장년층이 자신의 전문성을 토대로 창작자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남은 과정도 무척 기대가 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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