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 회진면의 메밀꽃 활짝핀 마을 전경
프랑스 동포 언론인이 대한민국의 지역관광 활성화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새로운 국가 프로젝트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마을' 선정 사업을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석수 프랑스존 발행인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보내는 정책 제안 형식의 글을 통해 "K-팝과 K-드라마로 대표되는 K-컬처의 세계적 확산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관광 수요가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한계가 있다"며 "전국의 아름다운 마을을 발굴하고 홍보하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프랑스 국영방송 F2가 2012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는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마을‘(Le Village Préféré des Français) 프로그램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프랑스 각 지역의 마을을 소개한 뒤 국민 투표를 통해 최고의 마을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단순히 경관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음식, 전통시장, 주민 공동체, 지역의 정체성 등을 함께 조명하면서 지역관광 활성화와 주민 자긍심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기자는 "프랑스 역시 수도권 집중과 지방 쇠퇴라는 문제를 겪고 있지만 방송과 문화 콘텐츠를 통해 '진짜 프랑스는 지방에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한국에도 이러한 프로젝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곳곳에는 산촌과 어촌, 전통마을, 골목마을, 섬마을 등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관광자원이 많지만, 체계적인 스토리텔링과 홍보가 부족해 관광 흐름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대표 마을을 추천하고 공영방송과 국민 투표를 통해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을 TOP10'을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평가 기준도 단순한 경관 중심에서 벗어나 역사와 문화유산, 지역 음식, 공동체 활동, 청년 정착 사례, 생태환경 등 지역의 종합적인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남의 작은 섬마을이 해양문화와 음식으로 주목받고, 경북의 산촌이 전통 장 문화와 한옥으로 알려질 수 있으며, 폐광촌이 문화예술 마을로 재탄생하는 사례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가꾸고 지역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방식으로는 KBS나 EBS 등 공영방송이 프로그램 제작을 맡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또한 상업적인 관광지 만들기 경쟁이 아니라 지역의 전통과 경관, 주민의 삶을 보존하는 지속가능한 관광 철학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단기적인 관광객 유치보다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관광의 흐름이 대도시 중심에서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문화를 찾는 '로컬 관광'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도 수천만 관광객 시대를 대비해 지역의 문화와 사람, 삶의 풍경을 함께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관광 이벤트가 아니라 지방을 살리고 지역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문화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며 "더 높은 빌딩보다 더 오래 기억될 마을을 만드는 일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