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김 세계화를 목표로 뛰는 신상윤 신인터내셔널 대표.
"한국 김으로 세계를 장악하겠다."
일본 도쿄 북쪽에 있는 인구 1000만 도시 사이타마(埼玉)를 기반으로 성장한 신상윤(59) 신인터내셔널 대표의 선언이다. 일본에서 30년 가까이 한국 김을 팔아 연간 1억장, 매출 500억 원 규모로 키워낸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김 세계화’에 나선 것이다.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 사이타마지회 지회장을 지낸 신 대표는 28일 나리타 공항 인근 유라카조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에 김 공장을 건립해 2028년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연간 20억장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사이타마 지회를 창립해 4년 넘게 회장을 맡았던 그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이취임식을 열고, 고대일 회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신 대표는 “현재 새만금 내 조성되는 수산물 산업단지에 공장 부지를 구입하고, 곧 건장 건립에 들어간다”며 “공장 가동 시기는 늦어도 2028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산 원초를 일본으로 들여와 가공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한국에서 직접 생산해 세계로 수출하는 체계를 만들 것”이며 “새만금은 그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가 제시한 청사진은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선다. 일본에서 30년 가까이 축적한 가공 기술과 품질 관리, 유통망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김 산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핵심 시장으로 설정하고, 현지 식문화에 맞춘 제품 개발과 공급망 구축까지 병행할 계획이다.
신상윤 대표가 일본 시장에 내놓는 김 관련 제품들.[신상윤 대표 제공]
신 대표가 이러한 구상을 내놓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는 않았다. 1989년, 방송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올 때까지 만해도 그는 방송인의 삶을 꿈꿨다. MBC 일본지사에서 근무하며 안정된 길을 걷던 그는 1999년 돌연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김치와 막걸리를 한국에서 수입해 팔던 그야말로 평범한 세일즈맨이었다.
전환점은 ‘부족함’에서 왔다.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식 구운 김을 좋아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제품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무역에서 제조업으로 과감히 방향을 틀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길은 순탄치 않았다. 일본 특유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굽기, 기름, 소금의 균형을 수없이 조정해야 했다. 공장을 접을 고민까지 할 정도로 시행착오가 계속 이어졌다.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제품’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그는 김과 삼계탕을 트럭에 싣고 피해 지역으로 달려갔다. 무료로 나눈 식품은 입소문을 탔고, 지진 이후 현지 유통업체들은 가장 먼저 그의 손을 잡았다. 신뢰가 거래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이후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고, 현재 일본 전역의 슈퍼와 식품업체에 김을 납품하는 제조·유통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본 내 삼각김밥과 초밥, 도시락 등 외식·가공용 시장까지 파고들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 것이다.
김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서면서 그는 2016년 마스크팩 사업에 진출했다. ‘K-푸드+K-뷰티’ 전략을 병행했다.
동일본 대지진 때처럼 코로나19가 뷰티 사업에 불을 붙였다. 당시 마스크 10만 장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며 다시 한 번 고객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기업은 결국 사람과 함께 가야 오래 갑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건 신뢰를 쌓는 일인 것이죠."
월드옥타 활동 역시 그의 목표를 앞당겨줄 현장이다. 월드옥타는 75개국 145개 도시에 지회를 둔 재외동포 최대규모 경제단체이기 때문이다. 이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김 20억장 판매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사이타마 초대 지회장을 맡았던 그는 현재 본부 사업수행 담당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봉사하고 있다.
“혼자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한인 기업인들이 함께 글로벌 시장에 나가야 합니다.”
신 대표는 30년간 축적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을 글로벌 수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동안 한국산 원초를 일본으로 들여와 가공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직접 생산해 세계로 공급하는 체계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2028년부터 연간 20억 장 생산에 도전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현재 한국의 연간 김 생산량이 약 200억 장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그 숫자가 결코 작지가 않다. 그래서 더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한국에는 좋은 김이 너무 많습니다. 이걸 제대로 가공해서 세계에 알리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에 김 공장을 건립하고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신상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