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성장 둔화가 뚜렷한 가운데 LVMH와 케링 등 주요 럭셔리 그룹들은 유럽 내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럭셔리 기업들이 경기침체에도 유럽매장을 늘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에 따르면 2025년 유럽 주요 럭셔리 상권에서 신규 매장 개설 수는 총 96개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팬데믹 이후 급격히 둔화된 럭셔리 수요 흐름과 대비되는 결과로, 시장 내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LVMH와 케링, 리치몬트(Richemont) 등 주요 그룹이 전체 신규 매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확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LVMH는 가장 적극적인 매장 개설 전략을 펼쳤으며, 케링 역시 생로랑과 보테가 베네타를 중심으로 유럽 핵심 상권에 신규 매장을 추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럭셔리 시장 수요 둔화와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실제로 LVMH는 2025년 연말 쇼핑 시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고, 2026년 역시 뚜렷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케링 또한 핵심 브랜드 구찌의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며 구조적 회복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 매장 확대를 지속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럭셔리 소비의 성격 변화가 핵심이다. 팬데믹 이후 고가 소비는 단순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소비로 전환되었으며, 소비자는 제품 구매 이전에 브랜드 경험과 공간, 서비스의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유럽 주요 럭셔리 상권의 ‘입지 희소성’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파리, 밀라노, 런던 등 핵심 상권에서는 공실률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임대료는 2025년 기준 약 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장 확대가 단순한 수요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입지 선점 전략의 성격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광 수요 역시 중요한 요소다. 유럽 럭셔리 매장은 글로벌 관광객 소비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향후 관광 회복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로 해석된다. 실제로 파리는 2025년 신규 매장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며 여전히 핵심 럭셔리 리테일 허브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두 그룹의 전략에는 차별점도 존재한다. LVMH는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격적 확장 전략을 유지하며 핵심 상권 내 플래그십 매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케링은 구찌 부진 이후 포트폴리오 재편과 효율화 전략을 병행하면서, 선택적 매장 확장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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