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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10 간절기 실종·여름 장기전...남성복 기획 판이 바뀐다 - - 기획 기준‘시즌’→‘착용 기간’으로 전환 - - 핵심‘범용성’...‘셔켓·경량 니트’ 다각화 - - 사계절 경계 붕괴...여름 시즌 최대 7개월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1-26 11: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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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코튼 26SS 룩북 화보


기후 변화가 상품 구조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봄·가을의 상징이던 ‘트렌치 코트’가 남성복 매장에서 ‘실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경계가 모호해진 사계절에 대응해 남성복 업계가 상품 기획 구조 변화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기상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30년(1912~1940년) 대비 최근 30년(1995~2024년) 동안 여름은 25일, 봄은 5일 길어진 반면, 겨울은 22일, 가을은 8일 짧아졌다. 현재 계절별 평균 일수는 봄 90일, 여름 123일, 가을 65일, 겨울 87일이다. 춘하 시즌의 경우 봄 자체는 소폭 길어졌지만, 여름 시즌이 대폭 확장되면서 계절 구성이 점차 ‘여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복 브랜드들은 26SS 시즌을 기점으로 여름 시즌 아이템 운영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획을 조정하고 있으며, 여름 상품의 전개 기간 역시 눈에 띄게 길어지고 있다.또한 기존 SS/FW 중심의 시즌 구분에서 벗어나, 실제 착용 기간을 기준으로 한 세분화 전략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특히 착용 기간이 짧아진 간절기 아우터는 규모를 축소하거나 여름까지 착용할 수 있는 범용성 높은 아이템으로 대체되는 양상이다. 특히 셔츠·가디건 등 단품 착용이나 레이어링 스타일링이 가능한 아이템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남성복 브랜드 관계자는 “여름 시즌 전개 기간이 길어지면서 초여름과 늦여름 구간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존 간절기 아우터들의 초도 생산량은 줄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기획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시리즈 25FW 트러커재킷 화보


간절기 아우터 ‘트렌치 코트’에서 ‘셔켓·경량 니트’로 대체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헨리코튼은 여름 시즌 전개 기간을 4월부터 9월까지 설정했다. 이는 최근 3년 대비 약 2개월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시리즈는 3월부터 8월 3주차까지 여름 시즌을 운영하며, 기존 대비 약 2주가량 전개 기간을 확대했다. 파스토조의 리버클래시 역시 기존 3월~7월이던 여름 시즌을 2월~9월까지로 확장했다.

여름 시즌이 길어지면서 봄 시즌을 대표하던 간절기 아우터는 축소·변형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남성복 브랜드들은 간절기 아우터 축소로 인한 객단가 하락을 보완할 대체 아이템을 모색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재킷과 셔츠의 기능을 결합한 셔켓 아이템이 핵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독 아우터 대신 초여름까지 착용 가능한 셔켓, 강연사 니트·가디건, 우븐 셋업의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시리즈 관계자는 “셔츠 재킷은 단품과 레이어링 모두 활용도가 높고,  소재·후가공·패턴을 통해 브랜드 감도를 드러내기 비교적 용이하다”며 “니트 역시 얇은 두께와 통기성을 강화한 제품을 중심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스토조의 리버클래시는 SS 시즌 기준 간절기 아우터 상품을 약 30% 축소하는 대신 반팔 제품 물량을 전년 대비 약 15% 확대할 계획이다. 니트 가디건과 셔켓 등 레이어드가 가능한 아우터에 집중하며, 자카드 우븐과 저지 스타일 하프 셋업, 워싱 데님 세트 등 여름 셋업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지이크 25FW 룩북 화보


신원의 지이크는 올해 반팔 티셔츠 생산 물량을 전년 대비 20% 확대하고, 파렌하이트는 보합세를 유지한다. 두 브랜드는 기능성 소재를 적용한 티셔츠·셔츠·팬츠 라인업을 강화하고, 스트레치·경량 소재를 활용한 아이템으로 승부를 본다.
신원 관계자는 “활동성과 착용감을 높인 제품군이 향후 SS시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헨리코튼은 간절기 아이템 축소보다는 계절 변화에 맞춘 소재와 두께감 조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봄 시즌에는 상대적으로 두께감이 있는 소재를 유지하는 반면, 가을 시즌에는 더 가볍고 얇은 소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가을 제품의 경량화는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 시즌 시점이 늦어진 변화를 반영한 전략이다. 이에 다가오는 봄 시즌에는 단독 아우터 대신 레이어링이 가능한 경량 아우터와 셔츠형 아우터, 니트·가디건·우븐 셋업 등 기온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아이템 구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리버클래시 25FW 룩북 화보


FW 시즌도 예외 없다…방모 코트도 축소
이 같은 흐름은 SS 시즌에 그치지 않고 FW 시즌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름 상품 전개가 가을 시즌이던 9월~10월까지 이어지는 데다, 추동 시즌 전개 기간은 춘하 시즌보다 더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헤비 아우터 대신 간절기 코트를 선택할 유인이 줄어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원은 간절기 고가 아우터 비중 축소에 대응해 가죽 아이템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디자인과 소재 선택 폭을 넓혀 간절기부터 초겨울까지 착용 가능한 제품으로 운영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헨리코튼은 최근 몇 시즌에 걸쳐 양털이나 퍼 디테일이 적용된 아우터 제품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은 기온 대응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시리즈 관계자는 “간절기 트렌치 코트 축소뿐 아니라 겨울철 방모 소재 코트 역시 착용 기간이 짧아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절기 공백, 브랜드 상품 변별력 약화로 이어져
일각에서는 간절기 아우터 축소가 반팔 제품 다각화로 이어지면서, 브랜드 간 변별력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우터 대비 반팔 제품은 디자인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제한적인 데다, 캐리오버 아이템 비중이 높아지면서 차별화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디자인보다 소재 중심의 남성복 시장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타격은 레거시 브랜드보다 신생 이머징 브랜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팔 티셔츠는 가격 저항이 큰 제품인 데다 시즌 소모품 성격이 강해 가격 경쟁력이 핵심으로 꼽힌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이머징 브랜드가 오프라인 유통망과 생산력을 확보한 레거시 브랜드에 비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남성복 브랜드 관계자는 “이머징 브랜드는 그동안 디자인 요소를 드러내기 쉬운 간절기 아우터가 성장 동력 역할을 해왔다”며 “간절기 아이템이 축소되면 FW 시즌에 승부를 봐야 하는데, FW 시즌은 비교적 생산비 부담이 큰 만큼, SKU를 줄이고 핵심 상품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결국 상품 구성이 단조로워지는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Tag#리버클래시#지이크#헨리코튼#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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