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온라인 플랫폼들이 카테고리 경계를 허무는 적극적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에이블리·지그재그 같은 패션 전문몰은 푸드·리빙·이너뷰티 등을 통해 체류시간 연장과 재방문을 노리고, 컬리·쿠팡 같은 신선마켓 기반 종합몰은 역으로 패션·럭셔리를 키워 객단가를 올린다는 전략이다.
패션플랫폼이 푸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종합몰이 의류·화장품을 강화하는 등 이커머스 카테고리 침범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AI생성이미지
패션 플랫폼이 ‘두쫀쿠’를 파는 이유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에 따르면 의복은 21.8%, 음식료품은 10.1% 증가하며 이커머스 성장을 견인했다. 이 중 패션은 객단가가 크지만 구매 빈도는 낮고 계절·트렌드 변동성이 크다. 반대로 디저트·간식·간편식은 소액·반복 구매가 가능하다. 이에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은 최근 푸드 카테고리 강화를 통해 매출 다각화는 물론 방문빈도상승· 체류시간 증가라는 선순환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지그재그’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특히 주문 고객 수(115%)와 주문 건수(113%)가 동기간 2배 이상 늘며 카테고리 주요 성장 지표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그재그는 올해도 디저트, 간식, 간편식 등 폭넓은 셀렉션 확대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발돋음한다는 전략이다.
에이블리의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 역시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성장했다. 특히 ‘두쫀쿠’ 검색량은 전월 대비 6배 가까이 상승했고, 관련 마켓 거래액은 최대 20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젊은 세대에서 디저트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패션·뷰티 외에 푸드 카테고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29CM는 푸드를 취향 소비의 연장선으로 밀어붙였다. 지난해 로컬 기반 디저트 브랜드와의 협업을 확대해온 결과 29CM에 입점한 푸드 브랜드 수가 11월 중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고, 11월 성수에서 연 디저트 팝업 ‘29 스위트하우스’는 사전 예약제·입장권 290원 등으로 체험 장벽을 낮추면서도 얼리버드 주말권이 1분 만에 매진됐다.
종합몰, 트래픽은 충분한데 ‘객단가’가 문제
컬리나 쿠팡 같은 종합몰은 전혀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들은 이미 충분한 트래픽을 확보했다. 문제는 빈도수가 아니라 거래액과 마진이다. 식품과 생필품 중심의 구매는 반복성은 높지만 객단가와 이익률이 낮다. 물류 효율이 아무리 좋아도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종합몰은 자연스럽게 고단가·고마진 카테고리, 즉 패션과 럭셔리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다.
컬리가 뷰티에 이어 패션을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컬리는 최근 신규 카테고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패션·뷰티 등에서 두 자릿수 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컬리는 2022년 말 ‘뷰티컬리’를 론칭한 후 2023년 하반기부터 패션으로 확장했으며, 지난해 상반기 컬리 여성의류 부문 매출 140% 성장한 바 있다. 가격경쟁력보다 소비자 신뢰에 주력해온 컬리는 식품 기반 충성 고객의 카테고리를 의류·잡화까지 확장해 객단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반면 쿠팡은 자사 럭셔리 플랫폼 알럭스를 기존 UX 안에 넣지 않고 정품 신뢰, 브랜드 경험, 고가 상품에 맞는 CS 체계를 별도로 구축했다. 쿠팡의 강점인 속도·가격경쟁력이 럭셔리의 구매 논리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알럭스는 지난 11월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스텔라 매카트니 등 약 2500개 브랜드가 참여한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카테고리 확장의 진짜 리스크는 ‘운영능력’
플랫폼의 카테고리 확장이 무조건 매출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정체성이 희석된다. 패션 플랫폼이 푸드를 팔고, 종합몰이 명품을 팔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혼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카테고리 확장은 단기 트래픽 이벤트로 끝날 것이다.
복잡해지는 운영체계도 문제다. 푸드는 유통기한·보관·표시 규제·CS 리스크가 크고, 럭셔리는 정품 검수·보증·반품 비용이 높다. 카테고리를 하나 늘린다는 것은 비용 구조를 하나 더 얹는 것과 같다. 확장이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다.
마진 구조 역시 위험요소다. 트래픽 유지를 위해 할인과 쿠폰에 의존하면, 외형은 커지지만 수익성은 악화된다. 특히 패션과 푸드는 모두 프로모션 의존도가 높은 카테고리라는 점에서 위험이 크다.
결국 중요한 것은 카테고리 확장의 수익성 증명이다. 패션플랫폼의 경우 푸드를 통해 증가한 방문 빈도가 패션·뷰티의 교차구매로 이어져야 하고, 종합몰은 럭셔리·패션에서 정품 신뢰·브랜드 경험으로 객단가를 높이는 동시에 운영비용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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