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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35 뷰티 로드숍 시대의 종언, ‘그 시절’ 브랜드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 - 에뛰드·미샤·더페이스샵·스킨푸드 등 - - 현재의 성패를 가르는 과거의 영광 - - 브랜드가 선택한 성공으로 수렴하는 각기 다른 전략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1-02 10: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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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 AI 생성 이미지


뷰티 업계의 ‘그 시절’을 기억하는 소비자라면 거리마다 빼곡히 들어서 있던 로드숍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현재 뷰티 시장은 과거와 비교해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의 수요가 급감하고,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한 멀티브랜드 채널이 주류 유통으로 자리 잡으며 기존 로드숍 브랜드의 충성도는 눈에 띄게 약화됐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는 ‘그 시절’ 브랜드가 있는 반면, 과거의 영광에 머문 채 소비자의 시야에서 멀어진 브랜드도 존재한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이들 브랜드는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은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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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은 유지하고, 방식은 바꾼 리포지셔닝 전략


성공적인 리포지셔닝 사례로 꼽히는 이니스프리는 제주 자연 원료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원료 스토리를 바탕으로 ‘자연주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이니스프리는 소비자 취향이 다변화되고, 성분·효능 중심 소비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흐름을 비교적 빠르게 감지했다. 이에 본래 브랜드가 지닌 ‘자연주의·원물 중심’ 이미지는 유지하되, 패키지와 비주얼 아이덴티티 전반을 모던하게 재정비했다.

이니스프리 디자인 변경 전 (좌), 변경 후 (우)


기존의 서사 중심 감성 디자인은 절제된 컬러와 구조 중심의 클린 디자인으로 전환됐고, 브랜드 톤앤매너 역시 ‘자연주의 감성’에서 ‘자연 기반의 고기능성’으로 재정의됐다. 동시에 실사용 리뷰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강화하며 멀티브랜드 채널에 최적화된 메시지 전달 방식을 구축했다.

반면 스킨푸드는 패키지나 비주얼을 대대적으로 변경하지 않고 살아남은 경우다. 스킨푸드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캠페인으로 ‘푸드 코스메틱’이라는 매우 뚜렷한 정체성을 갖췄다. 당시 인기를 견인했던 블랙슈가·프로폴리스 라인은 현재까지도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스킨푸드는 변화에 맞춰 이미지를 바꾸기보다, 브랜드의 중심축이 ‘푸드 코스메틱’에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2.6% 증가한 781억 원을 기록했고, 2025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설득력을 잃은 고급화가 만든 공백


리포지셔닝 국면에서 명확한 선택을 내리지 못하며 기세가 꺾인 사례도 있다. 미샤는 과거의 압도적인 위상에 비해 현재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

미샤는 2018년 영업이익 19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프리미엄화 전환을 선언했지만, 저가 로드숍 이미지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가 라인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며 전략적 혼선을 겪었다.

성분을 강화한 단품을 4~5만 원대로 책정하고, 글로벌 앰버서더로 엘리자베스 올슨을 기용하는 등 외형적 고급화를 시도했으나, 국내 소비자에게 이러한 변화를 설득할 명확한 명분과 서사는 충분히 구축되지 못했다.

이후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는 이 전환 과정에 직격탄이 됐다. 2021년 ‘고급화’에 집중하여 체질 개선과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은 -224억 원까지 확대돼 구조적 한계가 수치로 드러났다.

멀티브랜드 채널에서는 이미 트렌디한 인디 브랜드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고, 백화점 채널 역시 기존 럭셔리 브랜드가 장악한 상황에서 미샤는 국내 유통 전반에서 명확한 포지션을 확보하지 못한 채 기존 고객 이탈과 신규 유입 정체를 동시에 겪었다.

결국 미샤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절반 이하로 축소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며 전략의 무게 중심을 해외로 이동했다. 대표 제품인 ‘M 퍼펙트 커버 BB크림’은 미국 아마존 BB크림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가며,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의 주목을 받는다. 이러한 전환은 2022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을 회복하는 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했다.

로드숍 축소와 멀티채널 전환, 유통 전략의 재편


토니모리는 한때 400개에 달하던 로드숍을 약 90개 수준으로 축소하며 비용 구조를 재편했고, 올리브영과 다이소 중심의 멀티채널 전략으로 전환했다.

동시에 브랜드 몸집을 줄이며 비용 효율화를 추진했고, 서브 브랜드 ‘본셉’을 론칭해 기존의 기성 이미지를 분리하면서도 고기능성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가격대비의 효용을 극대화했다. ‘본셉’은 Z세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까지 소비층을 확장했다.

복숭아·귤 모양의 핸드크림과 ‘백젤 아이라이너’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던 과거의 존재감은 조금 희석되었지만, 색조라인의 인기와 꾸준한 협업, 다이소 전용 라인의 흥행과 해외 시장 확장, 자회사 ODM 사업 성장에 힘입어 2025년 연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하며 1세대 로드숍 브랜드 중 큰 회복세와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유통 전환 속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알로에 수딩젤’ 이후 브랜드 파워를 이어갈 대표 제품을 제시하지 못했고, 채널 재편 과정에서도 뚜렷한 대응 전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오너 리스크와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가 겹치며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징과도 같았던 명동월드점은 결국 2025년 폐점을 선언했고, 현재는 철거가 진행 중이다.

포트폴리오 재정비, 줄이고 강화하다


에뛰드는 한때 방대한 색조 SKU를 앞세운 ‘색조 명가’였다. 그러나 현재는 핵심 컬러와 아이템 중심으로 SKU를 축소하고, ‘순정(SOONJUNG)’ 라인을 중심으로 스킨케어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뷰티 유튜버 조효진과 공동 개발한 ‘진저슈가 립세럼’은 출시 직후 완판됐고, 패션 브랜드 슬로우앤드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콩콩 블러셔’ 역시 Z세대 타깃 마케팅 사례로 주목받았다.

스킨푸드 역시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되 SKU 전략을 조정했다. ‘패드’ 카테고리를 신규 핵심군으로 육성했고, ‘당근 패드’는 올리브영에서 안정적인 매출과 회전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해당 제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기 위한 향후 과제로 남는다.

더페이스샵 미감수 라인은 북미 아마존에서 월평균 약 3만3000개가 판매되었다.


기성 브랜드의 무기, 글로벌 확장과 헤리티지


수많은 인디 브랜드가 등장하는 환경 속에서 기성 브랜드의 경쟁력은 규모가 아니라 축적된 정체성과 헤리티

지에 있다. 단기간에 복제할 수 없는 자산은 결국 브랜드가 쌓아온 신뢰와 스토리다.

더페이스샵은 대표 라인 ‘미감수’를 중심으로 미국 타깃(Target)에 입점하며 북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쌀뜨물 세안이라는 한국 전통 미용 비법을 담은 미감수 라인은 북미 아마존에서 월평균 약 3만3000개가 판매되며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 브랜드 평판 순위 상위권을 유지한 점 역시 여전한 인지도를 입증한다. 이니스프리 또한 제주 원료 기반 스토리를 앞세워 중국·일본·동남아·미주로 확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4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진출 이후 2026년 1월 Foschini 매장 추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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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유산은 현재의 자산으로


빠른 트렌드 변화가 중심이 되는 뷰티 시장에서 장기간 살아남는 뷰티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사랑받는 ‘이유’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 가치가 오늘날 어떤 언어로 전달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꾸준히 원하는 본질은 지키되, 시간·환경의 변화로 브랜드 자산을 훼손하는 요소들은 과감하게 걷어내며, 시장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준비해야한다.

로드숍 시대를 통과한 브랜드들의 성패를 가른 것은 ‘변화의 속도’가 아니라 ‘선택의 일관성’이었다. 살아남은 브랜드는 모두 달랐지만, 정체성을 버리지 않으면서 정체성이 작동하는 방식은 새롭게 정비했다. 지금의 뷰티 시장에서 ‘그 시절’ 브랜드가 다시 선택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얼굴이 아니라, 오래된 얼굴을 오늘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이다.
 
Tag#로드숍#뷰티#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에뛰드#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미샤#스킨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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