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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12-25 08: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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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산업은 2026년을 기점으로 더는 과거의 성장 공식에 기대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비즈니스 오프 패션(BoF)과 맥킨지앤컴퍼니가 공동 발간한 ‘2026년 패션 현황(The State of Fashion 2026)’ 보고서는 향후 패션 산업을 일시적 불확실성의 시기가 아닌, 규칙 자체가 바뀌는 구조적 전환기로 규정한다. 성장은 둔화되고, 비용 압박은 상시화되며, 생존과 성과의 관건은 기술을 통한 효율성 확보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BoF와 맥킨지앤컴퍼니가 ‘2026년 패션 현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패션 시장의 성장률은 낮은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 이후 이어지는 소비자 지출의 보수화,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리스크, 관세 및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제로 맥킨지 설문에 응답한 패션 기업 경영진 중 상당수는 2026년 산업 환경이 전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낙관적 전망은 점차 소수 의견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보고서는 패션 산업의 경쟁 축이 ‘성장’에서 ‘효율’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기술은 더이상 실험적 도구가 아니라, 수익성과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격상됐다. 보고서는 AI를 단순한 마케팅 자동화나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수요 예측, 재고 관리, 가격 최적화, 고객 접점 전반을 재설계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규정한다.

주목할 점은, 보고서에서 AI가 지속가능성이나 제품 차별화보다도 더 중요한 기회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친환경이나 브랜딩의 중요성이 약화됐다는 의미라기보다, 비용 구조와 운영 효율을 통제하지 못하면 그 어떤 전략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반영한다. 실제로 패션 기업들은 과잉 생산과 재고 부담, 할인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술 기반의 정밀 운영을 필수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을 ‘효율성의 해방(Efficiency Unlocked)’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낭비를 제거하고, 조직과 공급망을 보다 민첩하게 재편할 수 있는 기업만이 불확실성의 장기화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디자인, 생산, 유통, 리테일을 관통하는 전사적 전환을 요구하며, 일부 선도 기업과 다수 후발 기업 간 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한편 2026년을 향한 또 다른 핵심 변수로 보고서는 무역 환경과 관세 리스크를 지목한다. 응답자들은 관세와 글로벌 무역 정책을 가장 큰 외부 리스크 중 하나로 꼽았으며, 이는 기존의 저비용 생산 중심 공급망 전략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과도하게 의존한 생산 구조는 비용과 리스크 양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보고서는 2026년 소비자를 가격과 가치에 민감한 ‘선별적 소비자’로 정의한다. 소비자들은 더 적게 구매하되, 가격 대비 효용이 명확한 제품과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70%는 2025년 3분기부터 4분기까지 의류 전반에 걸쳐 지출을 줄일 의향이 있으며, 거의 80%는 가격이 오를 경우 세일을 기다리거나, 더 저렴한 대안이나 중고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흐름은 리세일과 중고 패션 시장의 성장으로도 이어진다. 보고서는 리세일 시장이 향후 몇 년간 전통 패션 리테일보다 훨씬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지속가능성 역시 보고서에서 중요한 축으로 다뤄지지만, 그 접근 방식은 이전과 다소 결이 다르다. 지속가능성은 이상적 가치나 규제 대응 차원을 넘어, 비용 효율과 브랜드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요소로 재정의되고 있다. 친환경 소재 도입이나 순환경제 모델은 장기적으로 비용 변동성을 줄이고, 소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Tag#패션산업#BoF#맥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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