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역풍과 시장을 재편하는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럭셔리는 2025년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전반적인 명품 소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화됐고 이러한 보합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험형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중간층 럭셔리 소비자 수가 크게 줄며 초고소득층 큰손의 비중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가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베인앤컴퍼니와 알타감마가 발표한 최신 ‘글로벌 럭셔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럭셔리 소비 총액은 1조 4400억 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고정환율 기준 1% 상승에서 –1% 하락 수준으로 사실상 보합에 머무른다. 팬데믹 직후 폭발했던 ‘리오프닝 소비’가 사라지고, 가격 인상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수요가 한숨 고르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개인 럭셔리 시장은 2023년 3690억 유로에서 2024년 3640억 유로, 2025년에는 3580억 유로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다만 보고서는 향후 개인 럭셔리 시장이 연 4~6% 성장해 2035년까지 5250억 유로에서 625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럭셔리 소비 규모는 2조 2000억 유로에서 2조 7000억 유로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럭셔리 시장의 가장 큰 구조 변화는 ‘경험형 소비’의 급부상이다. 럭셔리 리조트·웰니스·파인 다이닝·크루즈·스포츠·여행 등 경험 중심 소비가 재화 중심 소비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보여주는 사치에서 나를 위한 사치로 흐름이 이동하고 있다. 베인은 이를 ‘럭셔리의 상징 자산이 재정의되는 지각변동’이라고 표현한다. 반면 핸드백·가죽 제품·슈즈 등 전통적인 로고 소비 카테고리는 새 히어로 제품 부재와 가격 피로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소비자 기반 축소는 더 심각하다. 글로벌 럭셔리 소비자 수는 2022년 약 4억 명에서 2025년 3억 4000만 명으로 줄어든다. 신규 고객 확보율은 5% 감소했고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고객층은 60%에서 4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반면 2019년 30%, 2024년 45%를 차지했던 상위 ‘큰 손’ 고객의 영향력은 올해 46~47%로 커지며, 중간 소비층이 이탈하고 상·하단 소비자만 남는 ‘샌드위치형 시장’ 모형이 뚜렷해졌다.
카테고리별로는 주얼리, 아이웨어, 향수가 선방한다. 감정·기념·투자 가치가 결합된 주얼리는 4~6%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멀티유즈 특성이 강한 아이웨어, AI 기반 진단·추천이 확산되는 향수 시장도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의류는 약보합, 가죽제품과 슈즈는 확실한 반등 신호가 부족하다.
지역별 편차도 크다. 중국과 유럽은 둔화하고, 미국은 증시 강세에 따른 상단 소비 회복으로 반등 조짐을 보인다. 중동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꼽혔으며, 동남아·인도·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로 이어진 새로운 ‘럭셔리 벨트’의 시장 규모는 올해 약 450억 유로로 이미 중국 본토와 맞먹는 규모로 부상했다.
브랜드의 과제는 더 복잡해졌다. 베인은 지나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신뢰가 약해졌다며 ‘가격가치 방정식의 재설계’를 주문한다. 무조건적 인하가 아닌, 입문 가격대 설계·경험 기반 가치 제공 등을 통해 가격을 ‘정당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AI 기반 수요 예측·재고 최적화, 대형·몰입형 플래그십 중심의 오프라인 재편, 중간층 소비자와의 관계 회복이 필수 과제로 언급됐다.
Tag#럭셔리#명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