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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5 “LA한인회는 세대교체 중”...1·2세대가 균형 이루는 ‘과도기적 이상형’ - - 로버트 안 LA한인회장 인터뷰...63년 역사 한인회, ‘부자(父子) 회장’ 첫 사례 - - LA서 태어난 2세 변호사...부친 제임스 안 前 회장 보좌하며 한인회 뿌리 '체감' - - 코리아타운 공공안전 회복, 지속가능한 한인회 시스템 구축 등 현안 산적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10-18 09: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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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안 LA한인회장(37대)은 부친인 제임스 안 전 회장(32대)에 이어 '부자(父子)'가 LA한인회를 이끄는 첫 사례다. 사진은 지난 10월1일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열린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로버트 안 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황복희 기자]    


“지금 LA 한인회는 세대 교체의 과도기에 있습니다. 1세와 2세 모두가 함께 가야 합니다. 저는 그 두 세대를 잇는 ‘이음(ieum, LEGACY)’ 역할을 하려 합니다.”

올해 1월 임기를 시작한 로버트 안(49) 제37대 LA 한인회장은  ‘이음’이라는 주제를 취임식 모토로 삼고, 1세와 2세가 함께 움직이는 공동체적 리더십을 선언했다. 아버지 제임스 안 전 회장(32대)에 이어 부자가 잇따라 LA한인회를 이끄는 첫 사례다.

지난 10월1일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열리는 서울 워크힐호텔에서 만난 그는 “1세대가 뒤에서 지혜와 경험으로 받치고, 2세대가 앞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변화의 구조”라며, “이민 1세가 쌓은 기반 위에 2세가 새로운 방식으로 한인사회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LA한인회의 역사적 뿌리...거기서 사명감 배워

LA한인회 63년 역사 속에서 ‘부자(父子) 회장’은 처음이다. 로버트 안 회장은 LA에서 태어난 2세 변호사로, 10년 전 아버지의 임기 동안 곁에서 보좌하며 한인회 활동을 처음 경험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2세들에게 한인회는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한인회의 뿌리를 공부하면서 이곳이 단순한 봉사단체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역사를 잇는 의미 깊은 조직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1세대가 고생하며 세운 한인사회를 2세들이 이어받지 못하면 그동안의 희생과 유산이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한인회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세대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어 없이 한인회 못 한다”...현지 주류사회와의 가교 역할

그는 한인회장의 가장 큰 임무로 ‘브리지 리더십’을 꼽았다.

“이제는 한인회장이 영어를 못하면 안 됩니다. 시장, 경찰국장, 검사장 등과 직접 대화하고 협력하려면 영어가 통해야 합니다. 과거 한인회의 영향력이 한정적이었던 이유도 언어장벽 때문이었어요.”

그는 LA시 공공사업위원회, 도시계획위원회 등에서 커미셔너로 활동하며 도시 개발 및 공공사업 심의에 참여했고, 2017년에는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도 도전해 2명이 경합하는 본선까지 진출하며 주류사회 정치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비록 낙선했지만 “한인사회가 주류사회에 존재감을 알리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이 구축한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임기동안 한인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시장, 검사장, 시의원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개인 인맥이 곧 한인회의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저를 통해 한인회를 돕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지난 7월17일 열린 LA한인회 2025 헤리티지의 밤 행사 겸 로버트 안 회장과 차기 이사회 공식 취임식 갈라. [LA힌인회]

지난 8월13일, 존 리 LA 시의원(오른쪽)이 8월15일을 한국의 독립기념일로 공식 인정하고 자유와 주권을 위해 싸운 선조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광복 80주년 기념 결의안을 상정하고 선포식을 연 것을 기념해, 로버트 안 회장이 LA시청에서 존 리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코리아타운의 안전...경제 활성화의 출발점

그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는 것은 코리아타운의 공공안전 회복이다. LA는 최근 몇 년 사이 범죄율과 노숙자 문제가 심각하게 증가했다.

“노숙자 문제와 범죄 급증이 심각합니다. 밤에 걸어다니기도 불안합니다. 시장과 경찰국장, 검사장과 협력해 ‘코리아타운 안전 캠페인’을 벌일 계획입니다. 범죄예방과 도시 미화 캠페인을 병행해 코리아타운의 이미지를 바꾸려 합니다.”

그는 특히 LA시 검사장과 협력해 ‘무기소 정책’으로 악명높았던 이전의 사법기조를 바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범죄자를 체포해도 기소가 안됐습니다. 그러니 범죄자들이 두려움이 없었죠. 하지만 새 검사장과 협력해 이제는 코리아타운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받게 만들고 있습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바로 범죄예방의 출발입니다.”

그는 LA가 2026 월드컵과 2028 올림픽을 앞둔 도시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기회를 한인사회가 존재감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한인회 운영 방식의 변화도 그의 주된 목표다. LA한인회는 회원제 기반이 아니다. 회비 수입이 없다. 주요 재원은 정부 보조금과 재단의 지원, 연례 갈라(Gala) 행사를 통한 도네이션이다. “코로나팬데믹 때는 정부 지원으로 관련 민원 서비스를 활발히 운영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끊겼다”면서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재정구조를 만드는게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인회의 시스템이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조직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26명의 이사 중 절반은 2세입니다. 남은 절반은 1세죠. 저는 이 두 세대가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과도기적 이상형’으로 봅니다. 여기서 서서히 완전한 세대 교체로 가야 합니다.”

그는 일부 단체가 ‘명예직’으로서 자리 유지를 목표로 하는 풍토를 지적하며, “한인회장은 봉사직이다. 순수하게 일할 사람이 그 자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회장이라는 명예 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한 시스템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지난 8월15일 남가주새누리교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광복 80주년 기념 경축식 모습. LA한인회, 광복회서남부지회,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LA흥사단, 미주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미주3.1여성동지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450여명이 참석했다. 다양한 축하공연과 차세대 동포들의 참여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올해 6월, 2025 국제청소년교류사업으로 한인2세 학생들과 한국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는 로버트 안 회장.


차세대 연결과 한민족 정체성 교육

로버트 안 회장은 차세대 교육 프로그램에도 열정적이다. LA 한인회는 올해 모국의 여주·전주시와 교류를 맺고 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한국의 학생 40여명이 LA를 방문하고, LA 한인2세 학생들이 여주와 전주를 방문해 각기 문화를 체험했다.

그는 “아이들이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며 ‘한국인으로서의 뿌리’,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안 회장은 한인 2세·3세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와 역사교육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광복절의 의미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아요. 집에서 부모가 심어줘야 합니다. 저도 아홉 살 딸에게 가능한 한 한국말로 대화하려 합니다.”

그는 한국 정부를 향한 현실적 제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행사 때마다 지원금을 주는 것도 의미있지만, 그건 단기적인 도움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재외동포 정책을 전략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세계 곳곳의 700만 동포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질 겁니다. 한국이 잘돼야 현지 동포들도 잘 됩니다. 반대로 동포들이 각국에서 힘을 가지면, 그 영향력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죠.”

정치의 꿈...

로버트 안 회장은 2017년 연방 하원 선거에 이어 향후 정치 재도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기회가 온다면 다시 출마하고 싶습니다. 개인적 욕심이 아니라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 입니다. 겉모습만 한인인 정치인이 아닌, 한인사회의 가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한국은 기적의 나라”라며 밝게 미소지었다.

“짧은 시간에 이만큼 발전한 나라는 없습니다. 이 기적의 역사에 한민족으로서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그는 자신을 “1세의 희생 위에서 태어난 2세”라고 불렀다.

“1세대가 일구고, 2세대가 이어가며, 3세대가 세계 속으로 뻗어가야 합니다. 그게 바로 ‘이음’의 리더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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