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로 셔틀버스를 타고 투표소를 찾은 천진 교민들.[이나연 재외기자]
한국은 거주지에서 걸어가서 투표할 수도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 투표소가 있지만 중국은 면적이 넓고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투표소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버스, 기차, 비행기로 먼 거리 이동을 해야 함에도 재중 유권자들은 21대 대통령선거에서 소중한 국민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베이징의 경우 한인타운 왕징에서 투표소인 대사관까지의 거리는 8km 떨어져 있어 차로 30분이면 도착한다. 그러나 신장 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베이징까지는 2800km 떨어져 있어 차로 이동한다면 약 30시간이 걸리다 보니 이 지역 거주 한국인들은 투표하기가 쉽지 않다. 우루무치보다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교민들도 이동은 쉽지 않아 투표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우한에 거주하는 한승훈 씨는 재외투표 기간 중 베이징에 출장을 오게 돼 베이징에서 투표했다. 우한에서 베이징까지 거리는 1160km 이며, 차량으로 이동시 12시간이 소요된다. 베이징의 투표자 중 가장 먼거리에서 온 셈이다.
베이징에서 200km 떨어진 탕산에 거주하는 정의태 씨는 회사가 마련한 버스를 이용해 동료 직원 10명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베이징에서 320km 떨어진 진황도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천진까지 개별 이동해, 천진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로 투표소를 찾았다.
비오는 날임에도 투표하기위해 1시간 걸려 주중국 한국대사관에 설치된 재외투표소를 찾은 한국 유학생들.[이나연 재외기자]
내몽고에 거주하는 박정수, 김병주, 전제식 씨 등은 고속기차로 이동해 투표를 했다. 전제식 씨는 가족이 함께 베이징 나들이를 겸했다.
싱가폴에서 대학을 다니는 최서희 씨는 방학을 맞아 천진에 거주하는 부모님을 찾았다가 부모님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최 씨는 “베이징에서 태어나고 천진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싱가폴에서 1년 동안 대학을 다녔기에 평생 한국에서 살아본 적 없지만, 생애 처음으로 투표하게 되니 한국인임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투표를 해야 국민의 권리를 유지할 수 있다. 투표는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서 “싱가폴에 있었어도 투표했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중 양국의 관계가 좋아지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표은빛 씨는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투표한다. 해외에서도 투표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혜택"이라며 "대사관에도 처음 와 보는데, 태극기를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고 대한민국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목발짚고 투표하는 북경대 유학생.[이나연 재외기자]
북경대에 재학중인 학생은 다리를 다쳐서 깁스를 한채 목발을 양쪽에 짚고 버스를 타고 왕복 2시간 걸려 투표를 하는 열의를 보여, 투표소 내 모든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베이징과 천진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여권을 들고 투표소에 온 교민 중에는 인터넷으로 국외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을 하면서 마지막 완성단계까지 입력하지 않거나, 국외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을 해야만 해외에서 투표할 수 있음을 모르고 투표소를 찾았다가 아쉽게도 투표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만 18세인 고등학생 유권자인 자녀를 동반해 투표한 교민.[이나연 재외기자]

투표하는 부모를 따라와서 투표소에 마련된 과자를 먹는 어린이들.[이나연 재외기자]
아이들에게 투표소를 보여주기 위해 또는 갓 만 18세가 되어 투표권이 생긴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자녀와 함께 투표하기 위해 자녀를 동반해 주말에 투표한 교민도 많았고, 어린 자녀를 유모차에 자녀를 태우거나 안고 투표하는 교민들도 많았다.
재외선거 과정을 궁금해하는 투표자들에게는 안정수 주중국대사관선거관리위원장과 이경일 주중한국대사관 선거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파견)이 자세한 설명을 했다.
북경한국인회와 천진한국인회는 SNS단체방에 재외선거 신고 신청, 투표방법, 투표소, 셔틀버스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고, 셔틀버스 운행을 관리했다.
먼거리에 거주해 투표를 못한 일부 교민들은 “비록 투표는 할 수 없었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뜨겁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투표소에서 안내하는 안정수 주중한국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이나연 재외기자]
한편, 주중국 한국대사관을 비롯한 총 10군데 투표소에서 재외투표가 지난 5월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진행됐으며, 재외투표지는 외교행낭을 통해 5월27일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중국에서 진행된 제21대 대통령 재외선거에서 2만848명이 투표해 투표율 82.9%를 기록했다. 지난 4월24일 마감한 국외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자는 중국 전체 2만5154명이다. 코로나19 이전보다 교민 수가 급격히 감소했지만, 해외에 있어도 나라를 사랑하는 열의는 더 뜨거웠음을 보여줬다.
중국 전역의 투표소별 투표자 수는 주중국대사관(베이징) 4218명 중 3471명(82.3%), 광저우 2964명 중 2365명(79.8%), 상하이 8892명 중 7404명(893.3%), 선양 623명 중 509명(91.7%), 시안 758명 중 647명(85.4%), 우한 256명 중 208명(88.1%), 청두 572명 중 446명(78%), 칭다오 3341명 중 2874명(86%), 홍콩 3084명 중 2538명(67%), 다롄 446명 중 386명(87,2%) 등이다.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