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콜드월렛을 빼앗기 위한 납치극이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벌어졌다. 사진은 CCTV에 찍힌 범죄 장면. [출처=프랑스24]
프랑스를 비롯한 EU 국가들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나 투자자를 겨냥한 납치와 갈취 시도가 잇따르면서 정부 차원의 보호와 강력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 사법 당국은 “이는 부유한 암호화폐 투자자나 사업가의 가족을 표적으로 삼는 조직범죄단의 새로운 수법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본래 암호화폐는 기존 법정통화나 실물자산과는 달리 당사자로부터 직접 훔쳐낼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오래된 격언인 “키(key)가 없으면 코인도 없다”는 말이 이를 뜻한다. 즉, 암호화폐는 당사자가 직접 관리하면 누구도 훔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거래소 소프트웨어로 보관하는 온라인 핫월렛(Hot Wallet)은 해킹 등 위험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 이에 요즘엔 오프라인 방식의 콜드 월렛(Cold Wallet)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방식의 지갑(터치스크린 방식)에 코인을 저장하는 방식이다. 키(비밀번호)로 코인을 저장하고 이를 알고 있는 본인만 여닫을 수 있다. 다만 보통의 실물 지갑처럼 분실 등의 위험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런 가운데 유럽에선 범죄자들이 이런 콜드월렛을 강탈, 키와 코인을 알아내기 위해 사람을 납치하거나 강도질을 벌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자칫 이는 유럽뿐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갈 위험도 크다는 우려다.
이에 콜드 월렛을 갖고 있는 암호화폐 투자자나 암호화폐 산업 종사자들, 심지어 그 가족들도 비슷한 이유로 점점 더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엔 프랑스 파리 도심 한 복판에서 콜드 월렛을 노린 납치극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기술매체 ‘익스트림테크’, ‘아즈 테크니카’ 등의 보도에 의하면 복면을 쓴 강도들이 대낮에 파리 도심 거리에서 암호화폐 업계의 중요 인물의 딸을 납치하려는 장면이 CCTV에 생생하게 찍혔다. 피해자는 임신한 상태였다.
그들은 저항하는 피해자 남편의 두개골을 골절시킬 만큼 폭력을 가하며 납치를 시도했지만, 근처 가게 주인이 용감하게 소화기를 휘두르며 막고 나서자 도망쳤다. 이미 이 사건 이전에도 지난 몇 달 동안 벨기에와 스페인에서 유사한 공격이 발생한 적이 있다. 암호화폐를 노린 납치와 강도가 점차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게티 이미지]
현지 경찰은 이러한 범죄 중엔 조직범죄집단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판단, 수사를 펴고 있다.
이같은 범죄가 잇따르다 보니, 암호화폐 투자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일단 범죄자들에게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모두 추적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주지시켜 애초 시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범죄자들은 납치된 피해자의 가족에게 추적 불가능한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이체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즈 테크니카’는 “엄밀히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거래 내역은 추적 가능하며, 실제로 경찰은 최근 공격에 연루된 자들을 모두 체포했다”면서 “경찰은 이를 강조함으로써 범죄자들의 지속적인 범죄 행위를 억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브뤼노 리텔로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번 주 프랑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업계가 스스로를 더 잘 보호하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정부 차원의 조치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익스트림테크’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거래소에 코인을 보관하지 않는 것(콜드 월렛)이 해킹으로부터는 보호받을 수 있지만, 그런 범죄(납치나 강도 등)로부터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아예 타인에겐 암호화폐 투자 사실을 숨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한 “특정인의 재산, 혹은 앞으로 그가 얼마나 부유해질 수 있는지를 아무도 모른다면, 그 돈을 훔칠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