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철 재외동포청 차장이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에 앞서, 7월 14일 오전 인천 송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요 동포정책 추진 현황을 설명했다.
재외동포청이 재외동포협력센터를 흡수하는 조직개편에 앞서 순수 민간 재단을 먼저 출범시킨다. 재외동포 정책을 정부 중심에서 민관 협력 체계로 확대하는 한편,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동포사회 민원 전수조사 결과도 내년도 예산에 본격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인천 공공기관 청사 이전과 복수국적 제도 개선까지 함께 추진하면서 재외동포 정책 전반에 변화가 예고된다.
김민철 재외동포청 차장은 7월 14일 오전 인천 송도 한 음식점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외동포협력센터를 동포청으로 통합하는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9월 30일 조직개편 이전에 민간 재단을 먼저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단 설립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올해 초 본지 신년 인터뷰에서 밝힌 '정부기구와 민간기구의 역할 분담'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김 청장은 정부조직으로 바뀌면서 지원 절차가 복잡해진 만큼 정부가 하기 어려운 영역을 담당할 순수 민간기구가 필요하다며, 협력센터를 동포청으로 흡수 통합하는 대신 별도의 민간 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차장도 이날 "센터를 단순히 청으로 흡수하면 기존 기부금은 국고로 귀속된다"며 "센터가 보유한 기부금을 새로운 민간 재단으로 이전해 재외동포 사회를 위한 순수 민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재단은 기존 협력센터 기부금(30억원)을 기반으로 출범하며, 이사장은 민간 이사회가 선출하는 구조가 될 예정이다. 센터 직원 일부도 향후 동포청 외에 재단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 차장은 민간 재단의 역할에 대해 "정부가 직접 하기 어려운 공공외교 성격의 사업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 정부의 제도 개선 활동이나 여론 형성, 정책 지원 등은 정부가 직접 나서기 어려운 분야"라며 "민간 재단이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유대계 단체나 일본의 민간 국제교류재단 사례를 거론하며 "재외동포 사회의 자발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에도 도움이 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기부금을 낸 동포사회 인사들을 기본적으로 재단 이사회에 참여시킬 방침”이라며 “아직 기부금 제공자의 동의를 다 받지 못한 상태여서 조심스런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동포청 공공기관 청사 이전 적극 검토"
청사 이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차장은 최근 박찬대 인천시장이 동포청을 방문, 김경협 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청사 문제를 논의했다며 "인천시 소유 공공기관 청사 가운데 한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현재 송도 민간 건물(부영 사옥)에 입주한 동포청은 임대료 부담과 공간 활용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공청사로 이전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업무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김 차장은 "민간 건물은 상징성과 활용도 모두 한계가 있다"며 "공공청사에 입주하면 한인회장대회 및 한상대회 등 동포단체 사무국, 해외경제인 네트워크, 스타트업 해외진출 지원, 동포 언론 공간 등 다양한 기능을 함께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천이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데 동포청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올해 안에 방향이 결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7월14일 인천 송도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김민철 재외동포청 차장 기자간담회 모습. 맨 오른쪽은 박병규 대변인이다.
내년 예산 2000억원 안팎 추진
내년도 재외동포청 예산도 큰 폭 확대를 추진한다.
김 차장은 "현재 기획예산처에 예산편성안이 올라가 있는 상태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 규모는 약 2000억원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1092억원)보다 900억원 가량 늘어나는 규모다. 증액 예산 상당 부분은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 과정에서 직접 지시한 재외동포 민원 전수조사 후속사업이 반영됐다.
동포청은 대통령 해외 순방과 간담회 등을 통해 약 2500여 건의 민원을 접수했고, 이를 분석한 결과 약 600억원 규모의 신규 사업이 필요한 것으로 산정해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한글학교 운영 지원 확대, 동포단체 네트워크 강화, 각종 제도 개선 등이 대표적인 요구였다"며 "대통령께서도 '큰돈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정부 예산 심의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규모는 기획예산처와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병역 마친 재외동포 중심 복수국적 확대해야"
김 차장은 복수국적 제도와 관련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재외동포청은 병역을 마친 사람을 전제로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대폭 낮추거나 장기적으로는 연령 제한 자체를 없애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병역을 회피한 사람에게까지 복수국적을 허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이라며 "병무청도 병역 문제가 해결된다면 큰 이견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외동포가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경제활동을 하는 시대인 만큼 복수국적 확대는 인구 감소와 투자 유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단일국적 중심의 인식에서 벗어나 재외동포를 대한민국의 중요한 자산으로 바라보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외동포청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지난해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주요 정책 추진 현황을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