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등장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언스플래쉬]
역사적으로 워싱턴의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었던 캐나다와 영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긍정적 시각이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별로 크게 양분되었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경우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오히려 더욱 긍정적 시각이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이들 동맹국 지도자들을 비난하고, 세계 무역 전쟁을 촉발하고, 영토 합병 위협을 가하며, 안보 동맹에 긴장을 초래하는 등 이들 국가를 자극해 왔다. 갤럽 세계 정세 여론조사와 시사매체 악시오스에 의하면, 지난 12개월(2월까지) 동안 미국인들의 영국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8%, 캐나다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9% 하락했다.
두 나라에 대한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긍정적 시각은 여전히 높지만, 하락폭이 가장 큰 것은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트럼프 노선을 지지하는 ‘마가’ 진영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캐나다에 대한 호감도는 85%에서 62%로 급락했다. 영국에 대한 공화당 지지자들의 호감도 역시 64%로, 이전 최저치보다 18%나 낮았다. 이런 추세는 다른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비슷할 것이란게 악시오스의 추측이다.
무소속 유권자들의 영국에 대한 호감도는 작년 77%에서 72%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캐나다에 대한 호감도 역시 전년 89%에서 80%로 하락했다.
캐나다 국기와 의사당 첨탑 모습. [출처=언스플래쉬]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이들 국가의 인기가 높다. 민주당 지지자의 95%가 캐나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1년 이후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최소 9명은 캐나다를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영국에 대한 호감도 89%는 작년 93%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이긴 하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데이터 평균과 일치하는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미국인들이 일본과 이탈리아를 가장 높게 평가했고, 캐나다는 덴마크와 공동 3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갤럽은 이같은 호감도의 변화는 주요 국제 분쟁에 대한 이견을 포함, 워싱턴과 캐나다, 영국 간의 외교 관계에 긴장을 초래한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미국과의 관세 갈등 속에서 캐나다는 (미국이 보란 듯이) 중국과의 무역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자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평화위원회’ 초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영국 의회 의사당. [출처=언스플래쉬]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위해 영국 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막았다가 나중에 특정 용도로 사용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린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을 “한때 우리의 위대한 동맹국”이라고 부르며 “이미 승리한 전쟁에 끼어드는 나라는 필요 없다!”라고 저격했다.
반대로 이들 동맹국 주민들 역시 미국에 대해선 냉랭한 분위기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 실시된 폴리티코-퍼블릭 퍼스트(Politico-Public First)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절반 이상이 “미국을 믿을 만한 동맹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거의 70%(69%)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이유 없이 국제 분쟁을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1월에 실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35%가 영국과 미국 사이에 “특별한 (우방)관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5년 4월의 30%보다는 개선되었지만 2024년의 47%에 비해서는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이같은 갤럽 결과는 2026년 2월 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성인 1001명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실시한 전화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ㄹ전국 성인 표본을 기반으로 한 결과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