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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2-18 22: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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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순 상명대 특임교수


최근 ODA 전문가로 현지에서 1개월 정도 파견을 다녀왔다. ODA 현장에서 밑바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었다. ODA 사업은 국가 대 국가의 양자 협력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ODA는 현장에서 진행된다. 사업의 내용과 성격에 맞추어 팀을 구성하여, 1년 이상 장기 파견이나 최소 1개월 이상 파견 등을 통해서 기간 내 업무를 완성해 나간다.

사업대상지, 즉 협력대상국이 흔히 말하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남미에 있는 개발도상국가에 있다 보니, 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남미지역은 이틀이 꼬박 걸리고, 아프리카 지역은 하루가 꼬박 걸린다. 집에서 나서서 숙소에 도착하는 시간이 거의 24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는 매우 운이 좋은 경우다. 항공 연결편이 맞아 떨어지면 가능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더 걸리기도 하다. 비행기를 타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국적기로 이동하는 경우는 아시아권 국가, 미주지역을 제외하고, 갈아타는 비행기는 대부분 들어본 적이 없는 항공사도 많다. 필자도 헤아릴 수 없는 항공기를 많이 탔었다. 국적기를 타는 경우는 매우 운이 좋은 경우다. 수행기관 입장에서는 비용절감을 위해서 저렴한 항공사를 이용하기도 한다. 공무 수행임에도 불구하고, 수당은 커녕 비즈니스는 언감생심이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즈니스를 타고 다니는 국제기구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그래서 이동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DA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어진 임무 수행을 위해서 현지로 간다. 아마도 오늘도 출발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지금도 어디선가 열심히 일하고 계실 것이다.

올해에는 우리나라 정부의 ODA 정책의 5년간 기본 방향인 제4차 국제개발협력기본계획(2026-2030)이 수립된다. 얼마 전 공청회도 개최되었다. 지난해에 연구진이 진행하는 공청회에 이어서 정부 차원의 두 번째였다. 공청회 내용을 반영해서 2월 중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서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기본계획은 국민주권정부의 출범과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대외전략이 중요시되고 있는 시점에, 새로운 중장기 쟁책 방향으로서 의미가 있다. 해외에 있어서 참석하지는 못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발표된 자료를 기반으로 주요 내용에 대해 정리하면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해본다.

기본적인 틀은 제1차~3차의 틀과 같다. 비전-전략목표-이행기반이다. 이 틀도 변화를 줄 시점인데, 시간이 부족한 탓이다. 아마도 2030년 이후의 제5차 기본계획부터 바뀌지 않을까 싶다. 5년 후, 2030년은 현재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새롭게 시작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전히 현장의 목소리 반영이 아쉽다. 계획 수립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서 현장에서 2~3년씩 일해본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제4차 기본계획의 비전은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다. 여러 가지가 함축되었다. 예산축소에 따른 혁신과 성과,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글로벌 가치, 여기에 ODA의 양면성인 상생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혁신, 성과, 글로벌 가치, 상생 등의 키워드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먼저, 4대 전략 목표는 포용적 가치 실현, 전략적 상생확대, 혁신적 개발이행, 통합적 체계 구축으로 했다. 이 틀 역시 기존과 유사하다. 다만, 새로운 내용이 들어가 있다. 포용적 가치에서 눈여겨볼 내용은 기후-보건-식량 위기 등 글로벌위기 대응, 포스트 SDGs에 예산 주제 대응, 치안역량 강화 및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이다. 전략적 상생확대 부분에서는 AI와 문화 분야를 중점분야로 추가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민간 수요를 바탕으로 한 시장 발굴형 사업 추진도 하겠다고 한다. 쉽지 않으나 방향성은 맞다. 누누이 강조한 마중물로서의 ODA 활용의 핵심이다. 혁신적 개발이행에서는 ‘제안형 ODA’와 ‘기획형 방식’으로 발굴하겠다는 것이 있는데, 실제 적용함에 있어서 챙겨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제안형이나 공모형의 경우, 예산으로 인해서 채택되지 않은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솔직히 반갑지는 않다. 모든 절차와 방법을 똑같이 적용한 제안서를 받고서, 심지어는 현지 정부의 공식 요청서까지 첨부해도, 예산이 없어서 추진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 보다는 먼저 제안이나 공모를 받아서 예산에 반영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이 더 낫다. 통합적 체계는 공약과 연계된 부분이고 지난 기본계획에서의 단골주제다. 무상원조사업 정비, 통합플랫폼, 재외공관 일원화 등은 쉽지 않지만, 차질없이 기준과 원칙을 적용해서 추진해야 할 부분이다.

이러한 내용을 실행하는 것은 사업 현장이다. 기본계획에 따라서 연도별 계획이 마련되고, 각 기관별 계획이 수립된다. 그리고 각 사업에 반영되고, 실제 현장사무소에서 실행된다. 기본계획의 방향에 따른 사업구조의 변화도 예상된다. 특히 성과, 효율성은 현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더구나 현장에서는 하나의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부담이 가중된다. 왜냐하면, 기존의 체계에 새로운 일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인력 부족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일도 해야 하는데, 새로운 일까지 하려면, 더욱 그러하다. 인력충원없이 하기 어렵다. 필자처럼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도 새로운 부담이 생긴다. 제4차 기본계획은 잘 준비되어 발표될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를 현장에서 실행해야 된다는 점을 고려해 현장의 목소리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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