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제르 여행경보 조정 전후 이미지. [외교부]
서아프리카 사헬(Sahel) 지역을 중심으로 테러 단체의 활동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외교부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니제르와 부르키나파소에 대한 여행경보를 대폭 상향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들어 두 나라에서 무장단체에 의한 외국인 납치, 공격, 치안 불안이 잇따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 11월 8일 0시부로 니제르 전역(수도 니아메 제외)에 대해 ‘여행금지(4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여행경보 체계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외교부의 사전 허가 없이 방문할 경우 여권법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니제르에서는 지난달 21일 미국인 선교사가 무장강도에 납치된 이후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등 외국인을 겨냥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미국·영국·캐나다 등 주요국도 이미 니제르 전역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한 상태다.
니제르는 아프리카 중앙부 사헬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알카에다 연계 조직 ‘이스람마그레브 알카에다(AQIM)’와 IS 계열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주(ISWAP)’ 등 극단주의 세력의 활동 무대가 겹치는 지역이다.
또한 지난해 쿠데타 이후 군정이 장기화되며 치안 공백이 커진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납치 사건과 무장 공격이 빈발하면서 외국인 안전에 대한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부르키나파소 여행경보 조정 전후 이미지. [외교부]
한편, 외교부는 같은 날 부르키나파소의 여행경보를 기존 2단계(여행자제)에서 3단계(철수권고)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부르키나파소 전역이 철수권고 지역으로 지정됐다.
수도 와가두구와 제2도시 보보디울라소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역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이곳에서도 테러 조직의 공격과 납치 사건이 잇따르며 치안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는 사헬 지역에서 말리·니제르와 함께 ‘테러 삼각지대’로 불릴 만큼 극단주의 세력의 주요 활동 무대로 꼽힌다. 정부 통제력이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크게 약화된 가운데, 알카에다 및 IS 계열 조직이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현지 체류 국민들은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신속히 철수하고, 여행 계획이 있는 국민들은 반드시 일정을 취소·연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관계자는 “사헬 지역은 기후 위기와 빈곤, 정권 불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기간에 치안이 회복되기 어렵다”며 “한국 기업이나 NGO 등도 중장기적 위험관리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니제르와 부르키나파소의 정세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적인 여행경보 조정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