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KAA 코리아 개더링' 행사에 참석한 김혜경 여사가 각국 입양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한인 입양인과 가족 500여 명이 한국을 찾아 뿌리와 정체성을 돌아보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입양인들이 한국 사회와의 연결을 이어가는 동시에 입양 과정에서 겪은 아픔을 돌아보고, 권리와 가족 찾기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행사다.
국제한인입양인연합(IKAA)이 주최하는 ‘2026 IKAA 코리아 개더링’이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15개국 이상에서 참가한 입양인과 가족들은 오는 24일까지 교류와 문화 체험, 학술 토론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인사말하는 김혜경 여사.
이날 개막식에는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토미 겐첼 IKAA 회장과 리사 달그렌 IKAA 부회장 등 입양동포와 가족,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김유임 국가아동권리보장원장 등이 자리했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찾아주신 입양 동포와 가족 여러분 모두를 따뜻하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처음으로 IKAA 코리아 개더링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대한민국은 누군가에겐 낯선 나라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겐 오랜 시간 그리워한 고향일 수도 있다”며 “자기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 수많은 질문을 품고 온 곳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오셨든 모국과 더 가까워지고 소중한 인연도 새롭게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스웨덴 출신 한인 입양 동포 아그네스 달베리 씨는 자작시 '뮤직 오브 라이프'를 낭송했고, 김 여사는 이에 화답해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을 낭송했다.
낭송에 앞서 김 여사는 "아그네스 씨의 '오랫동안 받아들인다'는 말이 오늘 가슴에 와닿는다"며 "다음에 여러분을 다시 만날 기회가 있으면 직접 시를 한번 지어 보고 싶다"고 했다.
15개국 500여 명의 입양인이 '2026 IKAA 코리아 개더링'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왕길환 기자]
환영사에 나선 토미 겐첼 회장은 입양인들이 겪어온 피해에 대한 인정과 실질적인 후속 조치를 강조했다.
그는 “입양인과 한국의 관계가 진정으로 꽃을 피우려면 입양인들이 겪어왔던 피해를 인정하고 화해를 향한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겐첼 회장은 친가족 찾기와 DNA 검사 사업 지원, 입양 기록 보호와 당사자의 기록 열람권 보장 등도 요청했다. 입양인과 모국의 관계 회복이 단순한 문화 교류를 넘어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고 권리를 보장하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행사는 3년 주기로 서울에서 열리는 IKAA의 대표 국제행사다. 올해는 입양 경험과 가족 찾기, 양부모 가족과의 관계, 입양인의 권리 등을 주제로 한 토론과 워크숍을 비롯해 영화 상영, 예술 공연, 한국 문화 체험 등이 진행된다.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는 입양인들.
미국 입양동포 엘리자베스 카렐리 씨는 자작곡 '슈거(Sugar)'와 '일렉트릭 커넥션(Electric Connection)'을 불렀다. 행사는 김 여사와 참가자들이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한강공원 교류 행사와 서울 곳곳의 문화 프로그램, 연세대 콘서트 등에 참여하며 관계를 쌓는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입양인들을 위한 커리어 네트워킹도 마련됐으며 24일에는 한국 입양 관련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열린다.
행사 기간에는 예술과 K팝·드라마·영화, 한국 음식 등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모임과 가족 동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처음 한국을 찾거나 입양인 공동체에 참여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사전 온라인 모임과 현장 네트워킹도 준비됐다.
'IKAA 코리아 개더링' 행사에 참가한 입양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