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료서비스 전분야에서 디지털화가 이뤄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병원 운영 전반에 접목되면서 진료, 간호, 연구 행정, 병상 관리 등 의료서비스의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과거 스마트병원이 전자의무기록과 병원 정보시스템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남대학교병원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의료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며 'AX 선도 병원'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최근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덕재홀에서 'AX 시대의 스마트병원'을 주제로 제7회 의료정보센터 심포지엄을 열고 스마트병원 구축을 위한 기술과 방향성을 논의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국내 주요 대학병원과 대학, 산업계, 법조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의료 현장에 적용 가능한 AI 기술과 스마트병원의 미래 과제를 공유했다. 행사는 이병국 의료정보센터장의 개회사와 정 신 전남대병원장의 축사로 시작됐다. 나아가 박진영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가 '스마트병원의 여정: 지난 7년의 경험과 다음 7년의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의료 현장에 실제 도입되고 있는 다양한 AI 기술 사례가 소개됐다. 청구 적정성 판단 경로를 제시하는 Neuro-Symbolic AI, 온톨로지와 AI 에이전트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 흉부 X-ray 예비소견서 생성형 AI, 글로컬 임상실증센터 운영 방향 등이 발표되며 의료 AI가 단순 보조 기술을 넘어 병원 운영과 진료 프로세스 전반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스마트병원을 위한 바이브코딩, AI기본법 시행에 따른 법적 시사점, 2D 화면 중심 AI를 넘어 치료 영역으로 확장되는 3D Medical Physical AI 등 의료 AX의 고도화 전략이 논의됐다. 전남대병원 내부에서도 스마트서비스 고도화와 새병원 AI-Native Hospital 구상을 발표하며 향후 병원 운영에 AI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동아대병원 역시 AI 기반 의료 환경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대병원은 부울경 지역 최초로 차세대 인공지능 기반 의무기록 시스템을 도입하고 실제 의료현장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 시스템은 간호사가 음성만으로 의무기록을 작성할 수 있는 AI 기반 플랫폼으로 간호 처치 기록과 각종 서식 작성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의료진은 환자 진료와 간호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기록 업무에 사용한다. 간호 처치 내용, 환자 상태 변화, 각종 서식 작성 등은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의료진에게 상당한 행정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동아대병원의 AI 기반 의무기록 시스템은 이러한 반복 업무를 줄이고 의료진이 환자 돌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전자의무기록 연동 없이도 의료정보를 이해하고 필요한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입력할 수 있는 AI 기반 영상판독 지원 기능도 제공한다. 병원 측은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록함으로써 의무기록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진 간 정보 공유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대병원은 향후 회진 기록과 간호기록을 비롯해 병원 내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서식을 자동 생성하는 AI 기능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의료현장에 특화된 인공지능 서비스를 확대하고 환자 중심 진료 환경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아대병원은 앞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최대 규모로 AI 기반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전체 1000여 병상 중 272병상에 해당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병상 관리와 환자 모니터링 분야에서도 스마트병원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AI 기반 의무기록 시스템 도입은 이러한 디지털 전환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임상시험 행정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임상시험 계약에 전자서명 시스템을 도입했다. 병원장 전자서명을 임상시험 계약에 적용한 것은 국내 병원계 최초 사례다.
임상시험 계약은 연구 개시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핵심 절차다. 기존에는 제약사 서명, 연구자 서명, 내부 결재, 병원장 직인 날인, 계약서 스캔, 원본 보관, 우편 발송 등의 절차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계약서 출력과 보관, 우편 비용 등 행정적 부담도 뒤따랐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들과 전자서명 시스템을 활용한 임상시험 계약을 체결하며 연구 행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계약 체결 기간이 줄어들면 연구 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고, 이는 곧 혁신 신약 개발 연구 참여 기회 확대와 환자의 신약 접근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자서명 시스템은 단순히 종이 계약서를 디지털 문서로 바꾸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서명자의 이메일 인증을 통한 신원 확인, 서명 시각, IP 주소, 인증 이력 등을 자동으로 저장하는 감사추적 기능을 제공해 계약 과정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강화한다. 계약 체결 전 과정이 디지털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문서의 무결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임상시험 계약서 출력과 원본 보관, 우편 발송이 줄어들면서 행정 비용 절감과 친환경 효과도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은 매년 1000건이 넘는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전자서명 도입에 따른 효율성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반준우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 소장은 "이번 전자서명 계약 체결은 임상시험 운영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혁신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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