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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5 美동포 박선근 “서울에 유엔군 추모공원 세워요” - - 100만명 참여 국민모금 추진…“작은 정성이 역사 만든다” - - 용산공원 등 도심 부지 검토…4만 전사자 이름 ‘추모의 벽’ 조성 - - “한미동맹은 피로 맺은 관계”…기억·교육의 상징 공간 기대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5-10 05:45:16
  • 수정 2026-05-10 05: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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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우호협회 박선근 회장.[협회 제공]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은 누군가의 아들이자 가족이었습니다. 그들의 희생을 기리는 일은 국가적 책무입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한국전쟁 참전 유엔 용사 추모공원’ 건립을 추진 중인 박선근 한미우호협회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전쟁을 직접 겪은 기억과 미국 이민 이후 평생 이어온 ‘보은’의 실천이 이 사업의 출발점이 됐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8살이었던 박 회장은 피난길과 굶주림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기억 속에는 낯선 타국에서 온 유엔군 병사들이 있다.

박 회장은 4일 본지와의 전화 및 SNS 인터뷰에서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식량과 옷을 나눠줬다”며 “당시는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1974년 단돈 20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미주 지역의 대표적인 청소용역 기업을 차려 ‘아메리칸 드림’을 일궜다.

이후 성공해서 번 돈을 ‘감사의 실천’과 ‘봉사’에 썼다. 1991년 자신이 거주하는 조지아 주 정부청사 광장에 한국전쟁에서 산화한 740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비를 세웠고, 이어 테네시 주 한국전쟁 참전용사비 건립을 후원하는가 하면 1995년 미국 수도 워싱턴에 한국전쟁 참전용사 공원조성도 앞장서 추진했다.

또 30년 넘게 매년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정전협정 기념 오찬을 열고, 미국 주요 도시에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고속도로 빌보드 광고를 내고 있다.

추모의 벽 디자인.[재단 홈페이지]


그가 이제 추진하는 것은 그보다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다. 서울 중심부 약 5000평 부지에 조성될 이 공원에는 약 4만 명의 유엔군 전사자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순한 기념시설이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희생을 기억하는 ‘살아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추모의 벽에는 미군 희생자 3만6634명, 유엔 회원국 15개국 사상자 3577명, 미군과 함께 전투 중 희생을 치른 한국군 카투사 병사 7174명 등 4만7325명의 이름이 영어로 새겨 질 예정이다. 위의 전사자 수는 한국과 미국 국방부의 문서 검색이 계속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이 이름들은 약 110개의 단단한 검은색 대형 화강암 블록에 새겨진다. 각 블록은 약 120평방cm 사각형이고, 한 개의 무게는 약 5톤 정도다.

“부산 유엔묘지나 전쟁기념관도 의미 있지만, 접근성과 상징성 면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미국은 수도 중심부에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세웠습니다. 우리도 서울 한복판에 그런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유력 후보지로는 용산공원 일대가 거론된다. 과거 주한미군 기지가 있던 자리라는 점에서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미를 담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 추모 공원의 디자인은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모델로 했다. 미국 내셔널몰에 지어진 공원의 디자인은 500여 출품작이 제출된 미 전국 디자인 콘셉트 공모를 통해 수많은 미국인과 참전 용사들의 의견을 모아서 선정됐다.

이 공원은 추모의 공간으로서의 엄숙함과 남녀노소 모든 추모 방문객이 특별한 경험을 갖게 하기 위한 첨단 조명 디스플레이가 포함된다.

박 회장은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국전쟁 관련 기념 시설이 될 것이며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적인 국가로 우뚝 선 한국의 상징적인 공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방문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모공원 조감도.[재단 홈페이지]


특히 이번 추모공원 사업은 ‘국민 참여형’으로 추진된다. 목표는 5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100만 명 이상의 참여로 모으는 것. 그는 “1000원, 1만원이라도 좋다”며 “중요한 것은 금액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20만 명 참여를 목표로 모금운동이 시작됐고, 온라인(www.rememberkoreanwar.org)에서도 빠른 확산을 보이고 있다.

그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반응이 뜨겁다. 많은 분이 ‘이제라도 감사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 사업에는 한미 양국의 각계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 측에서는 재단 이사장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이사인 정병두 김&장 변호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덕상 싸토리우스 코리아 대표,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유현준 건축가 등이, 미국 측에서는 전 유엔군 사령관과 전 주한 미국대사 등이 함께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 공원이 단순한 추모시설을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이 되길 바라고 있다.

“지금 세대는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사가 추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름이 새겨진 벽 앞에 서면, 그들이 실제 존재했던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는 한미동맹의 본질도 다시 강조했다. “이 동맹은 피로 맺어진 관계입니다. 미국은 한국에서 가져간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유와 번영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런 관계는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들에게 참여를 호소했다.

“이 공원은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가슴에서 우러나온 마음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100만 명의 정성이 모인다면, 그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품격이 될 것입니다.”

재단 창립 총회 장면.[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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