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은 원내 6당이 공동 발의한 헌범 개정의 본회의 통과를 위해 연일 야당 설득에 나서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등 원내 6당이 공동 발의한 헌법 개정안이 본회의 표결을 불과 열흘 앞두고도 통과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투표는 물론 재외국민투표까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개헌안 표결은 다음 달 5월 7일로 예정돼 있다.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 예정인 의원 9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286명 가운데 191명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의석 구조상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과 무소속을 모두 합쳐도 180석 안팎에 그친다. 국민의힘(106석)에서 최소 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구조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개헌안 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표결 불참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 경우 의결 정족수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투표 불성립’ 처리된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자유한국당이 집단 불참하면서 개헌안이 무산된 전례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18년 개헌안과 닮은 구조적 교착
당시 2018년 개헌안은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 대통령 권한 일부 분산 및 국무총리 권한 강화, 5·18 민주화운동 등 헌법 전문 명시, 지방분권 강화와 기본권 확대 등이 핵심이었다. 권력 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 개헌이었지만 여야 합의 실패로 표결 자체가 성립하지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연일 야당 설득에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론만 풀리면 통과 가능성이 있다”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국민의힘 내부 기류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당 관계자는 “절차와 내용 모두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사후 승인권 도입,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 명시 등을 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비교적 상징적 수준의 개헌이라는 평가가 많다.
국회를 통과할 경우 국민투표 통과 가능성은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역대 6차례 개헌 국민투표 평균 찬성률은 82.2%에 달한다.
문제는 국회 단계다.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개헌안은 표결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국내 국민투표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재외국민투표 역시 함께 무산된다.
이런 가운데 재외국민투표 참여를 위한 신고·신청은 4월 27일 24시 (자정)을 기해 마감된다. 선관위는 이를 토대로 재외선거인 명부 작성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정작 국회 표결이 무산될 경우 준비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중앙선관위는 국민투표를 전제로 약 195억7000만 원 규모의 예산 집행을 의결하고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175개국 재외공관에 투표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장비를 배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재외국민투표는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 이미 상당 부분이 진행된 상태”라며 “각 공관마다 위원 구성과 장비 설치가 필요해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남은 변수는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 여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당론 유지 기류가 강해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