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개념 의료기기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 차세대 의료기기 기술을 잇따라 개발해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일 의학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치매 기억 되살리는 OLED 광자극 기술, 수술없이 입어서 치료하는 초음파 센서, 암 조기 진단용 나노바디 센서 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팀은 최근 한국뇌연구원(KBRI) 구자욱·허향숙 박사팀과 함께 균일 조도의 청색·녹색·적색 등 3색 OLED 광자극 기술을 개발하고 들 색 가운데 '적색 40Hz 빛'이 알츠하이머 병리와 기억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개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균일하게 빛을 내는 OLED 기반 광자극 플랫폼을 활용해 백색·적색·녹색·청색 빛을 동일한 조건(40Hz 주파수·밝기·노출시간)에서 비교한 결과, 적색 40Hz 빛이 가장 우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초기 병기(3개월령) 동물 모델은 단 2일 자극만으로도 병리 및 기억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초기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에 하루 1시간씩 이틀간 빛을 쬔 결과, 백색·적색 빛 모두 장기기억이 향상되었고, 해마 등 중요한 뇌 영역에 쌓여 있던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원인 물질로 알려진 단백질 찌꺼기 '아밀로이드베타(Aβ) 플라크'가 줄었다.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효소(ADAM17)는 더 많이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즉, 아주 짧은 기간의 빛 자극만으로도 뇌 속 나쁜 단백질이 줄고, 기억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중기 병기(6개월령) 모델에서는 적색 빛에서만 통계적 병리 개선이 확인됐다. 중기 알츠하이머 모델을 대상으로 2주간 동일 조건으로 장기 자극을 수행한 결과 백색·적색 모두 기억력 향상은 있었지만 플라크 감소는 적색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약물 없이 빛만으로 인지 기능을 개선하고, 색상·주파수·기간 조합을 통해 알츠하이머 병리 지표를 조절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개발된 OLED 플랫폼은 색·밝기·깜박임 비율·노출 시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사람 대상 임상 연구에서 개인별 맞춤 자극 설계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치료할 수 있는 웨어러블 OLED 전자약이 알츠하이머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팀이 반도체 웨이퍼 공정(MEMS)을 활용해 유연함부터 단단함까지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Flex-to-Rigid(FTR) 구조'의 초음파 트랜스듀서(센서, CMUT)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저온에서 녹는 금속(저융점 합금, LMPA)을 소자 내부에 삽입해 전류를 가하면 금속이 녹아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고 냉각 시 다시 고체로 굳어 원하는 곡면 형태로 고정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기존의 고분자(폴리머) 막 기반 CMUT는 낮은 탄성계수로 인해 충분한 음향 에너지를 발생시키지 못하고 진동 시 초점이 흐려지는 문제가 있었다. 또 곡률 조절이 어려워 목표 위치에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단단한 실리콘 기판에 유연한 엘라스토머(고무 유사 물질) 브리지를 결합한 FTR 구조를 고안해 높은 출력 성능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내부의 저융점 합금은 전류에 의해 고체와 액체 상태를 오가며 소자의 형태를 자유롭게 조정하고 고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 없이도 이번에 개발한 센서로 기계적으로 모양에 맞춰 초점을 자동으로 형성하기 때문에 특정 부위에 정밀한 초음파 초점을 형성할 수 있었으며 반복적인 굽힘에도 안정적인 전기·음향 특성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 센서의 출력은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특정 부위를 부드럽게 자극해 치료 효과를 내는 초음파 기술인 '저강도 집속 초음파(LIFU)' 수준 이상으로 수술이나 절개 없이 신경과 장기를 자극해 염증을 완화하는 비침습적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음이 검증됐다.
연구팀은 이 소자를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관절염 모델에서 염증이 완화되고 보행이 개선되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반도체 공정과 호환돼 대량 생산이 가능하므로 웨어러블 및 재택 의료용 초음파 시스템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우의전 박사팀은 최근 항체 핵심 부분만 정밀하게 복제하는 방법으로 면역 동물실험 없이 고정밀 나노바디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IL-6는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우리 몸이 염증이나 암세포에 반응할 때 그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는 특징이 있어 췌장암, 신장암, 자가면역질환, 패혈증 등 다양한 질환의 조기 진단에 쓰인다.
다만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방식은 분석 시간이 길고, 극미량의 단백질을 탐지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초소형 항체인 나노바디에 주목했다.
낙타, 라마 등 낙타과 동물의 혈액을 분리해 만든 나노바디는 인간 항체의 10분의 1 크기로, 항원 접근성이 뛰어나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가 작아 센서 표면에 촘촘히 달라붙을 수 있고, 온도와 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이어서 현장 진단 기기로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제작한 나노바디를 이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보유한 실리콘 센서(SIS) 기술과 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민감도를 갖춘 바이오센서를 구현했다.
실리콘 센서는 액체 환경에서도 단백질 결합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첨단 광학 기술로, 신호 간섭이 적고 안정성이 높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1조분의 1그램 수준의 IL-6 단백질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현재 사용되는 'ELISA(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항체와 효소 반응을 이용해 혈액이나 체액 속에 들어 있는 특정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 방식의 진단키트보다 감도가 1000배 높다.
이를 이용해 췌장암과 신장암 환자의 혈청을 분석한 결과 건강한 사람과 환자를 명확히 구분해 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암 조기진단은 물론, 병원·가정·응급 현장에서도 신속한 질병 판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